[윤재석의 新쾌도난마] 세계 최초 야외도서관 성료…서울광장·광화문광장 등서 7개월 대장정
3회 째를 맞은 세계 최초 야외도서관 행사가 7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9일 마무리됐다. ‘와 좋다 서울 야외도서관’을 캐치프레이즈로 지난 4월 18일 ‘도서관 밖으로 나온 도서관’을 지향해 시작한 이번 행사는 말 그대로 도서관을 밖으로 끌고 나와 시민들이 책을 보며 하늘과 물,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서울야외도서관’, ‘헬로 서울’, ‘책 읽는 맑은 냇가’ 등 현장으로 시민들을 안내해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탐독할 수 있도록 갖춰 놓았다.
특히 잔디 깔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서울야외도서관)과 광화문광장(헬로 서울), 그리고 청계천 모전교 인근(책 읽는 맑은 냇가)에는 각각 책 마당을 펼쳐 놓아 누구든지 자유롭게 책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최상의 준비를 갖췄다.
행사 마감 하루 전인 8일 서울광장엔 3백여 명의 독서객들이 저마다 편한 자세로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그 중엔 벽안의 손님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Diary of a Wimpy Kid(윔피키드 일기’)’를 읽고 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동화를 읽는 이유를 물었다. 자신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거주하고 있는 잰 캐링턴(68)이라고 밝힌 그녀는 “평소 보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남편과 함께 서울에 온 김에 이리저리 둘러보다 나침 이 책을 발견해 읽게 됐다”고 밝게 웃었다. 참고로 이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이 겪는 사춘기의 혼란과 학교생활의 현실을 다룬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한편 한 중년 여성이 책을 읽고 있기에 무슨 책이냐고 물었더니 ‘How Migration Really Works(진정한 이주 작동법)’라며 자신은 여대에서 행정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민정책 전공학생들에게 읽힐 부교재로 그 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주위를 둘러보니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읽고 있는가 하면,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 나온 초보 엄마는 아이에게 그림책을 열심히 보여주고 있었다. 책은 행사장 곳곳에 산재한 책장에 꽂혀 있기도 하고, 각 자리마다 몇 권씩 구비돼 있어 아무나 뽑아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장 지휘를 담당하고 있는 이지엽씨는 “책을 가져가거나 훼손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시민들의 높은 의식수준을 평가했다. 어느 덧 노을이 지는 어스름 녘 금요일의 오후가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 서울시 산하 서울도서관이 매년 주최해 해오고 있는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인원이 급증해 이번엔 연인원 30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