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1] ‘국경 갈등’ 인도-중국, 대표 분쟁지 2곳 철군
1. 중국 10월 제조업 PMI, ‘경기 위축’ 탈출
– 중국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반년 만에 ‘경기 위축’ 국면을 벗어났음. 중국 국가통계국은 31일 올해 10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0.3 상승한 50.1로 집계됐다고 발표. 이는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이 시장 전문가들로부터 취합한 예상치 49.9를 웃도는 것.
– 기업 구매 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을 의미. 중국 제조업 PMI는 49.5(작년 10월)→49.4(11월)→49.0(12월)→49.2(올해 1월)→49.1(2월)로 5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다가 지난 3월 반년 만에 기준치를 넘으며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
– 중국의 제조업 PMI가 오랜 위축 국면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아직 불균형이 있다는 관측도 나옴. 기업 규모별로 보면 10월 대기업 PMI(51.5·전월 대비 0.9 상승)는 기준치를 넘겼지만, 중형기업 PMI(49.4·전월 대비 0.2 상승)는 여전히 위축 국면. 소형기업 PMI는 47.5로 9월보다 오히려 1.0 떨어졌움.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가운데는 생산 지수(52.0)만이 임계점을 넘었음.
– 제조업과 달리 꾸준히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해온 비제조업 PMI는 10월 들어 0.2 상승한 50.2를 기록했으나 시장 전망치(블룸버그 50.3)는 밑돌았음. 비제조업 PMI는 건설업과 서비스업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 건설업 활동 지수는 전월 대비 0.3 떨어진 50.4, 서비스업 활동 지수는 0.2 상승한 50.1로 나타났음.
–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설정. 3분기까지의 성장률은 4.8%. 당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소비재·생산설비 신형 교체 등 내수 진작 정책을 내놨으나, 미국 등 서방 진영과 무역 마찰이 잇따르는 데다 경제 근간인 부동산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경기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2. 일본은행 “경제·물가 전망 실현되면 금리 인상”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31일 “경제·물가 전망이 실현돼간다고 하면 정책금리를 인상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음. NHK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연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실질 금리는 지극히 낮은 수준”이라며 이처럼 말했음.
– 우에다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예단을 갖고 있지 않고 매번 회의 때 이용할 수 있는 각종 데이터와 정보 등으로 경제·물가 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업데이트하면서 판단을 해갈 것”이라고 설명. 그는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불투명한 부분이 커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하방 위험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
– 교도통신은 우에다 총재가 그동안 금리 판단과 관련해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밝혀왔지만, 이날은 “굳이 이 표현은 쓰지 않으려 했다”고 말한 점은 12월 회의 때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을 내포한 것이라고 추정.
–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 2회 연속 금리 동결.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7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
3. 일본 이시바 총리 재선출 ‘파란불’
– 일본 총선인 중의원(하원) 선거 이후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가 내달 11일 소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재선출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교도통신이 31일 보도.
– 보도에 따르면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의 신바 가즈야 간사장은 이날 집권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과 회담에서 총리지명 선거 시 1차와 결선 투표에서 모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아닌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에게 투표하겠다는 방침을 전달. 또 자민당과 국민민주당 간사장은 내달 중에 마련할 종합경제대책을 포함한 정책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
– 자민당은 경제대책에 국민민주당 주장을 어느 정도 반영해 정책마다 협력해 가는 ‘부분 연합’을 바탕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음. 다만 다마키 대표는 국민민주당이 강조해 온 소득세 관련 사안을 언급하면서 “(자민당이) 대응하지 않으면 당연히 협력할 수 없고, 예산도 통과되지 않는다”며 자민당을 압박
– 국민민주당은 내달 1일에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도 회담할 예정. 교도통신은 이를 계기로 자민당, 공명당, 국민민주당의 정책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도 이날 오사카시에서 기자단에 “노다 대표라고 쓰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한다”며 입헌민주당을 지지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
– 자민당이 정책 방향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판단해 부분 연합 대상으로 점찍은 국민민주당에 이어 일본유신회도 입헌민주당과 손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총리지명 선거 승자는 이시바 총리로 정해질 공산이 커졌음. 이와 관련해 노다 대표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총리) 지명은 험난하다”고 인정.
4. 필리핀 남부서 이슬람 반군 내분으로 최소 14명 사망
– 필리핀 남부의 이슬람 반군 내부에서 자체 갈등으로 무력 충돌이 발생, 최소 14명이 사망. 31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음. 이 과정에서 최소 14명이 숨졌다고 현지 군부대 대변인인 로든 오번 육군 중령이 AP에 밝혔음.
– 오번 중령은 “두 교전 집단의 지도부와 협력해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전투가 한창일 때 대피한 주민 수십 명이 마을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음. 압딜라 마마사불로드 파갈룽간시 부시장은 최대 19명이 숨졌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말했음. 그는 MILF 지휘관들이 각자 속한 두 씨족이 약 2.9㎢의 농지 소유권을 놓고 오랫동안 다투다가 전투로 번졌다고 설명.
–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음.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
– MILF는 이후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이 수천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음. 게다가 이슬람국가(IS) 계열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의 잔당 등이 여전히 활동하면서 필리핀 남부에서는 총격전이나 살인, 납치 등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음.
5. 베트남 전기차 빈패스트, UAE서 1조4천억 투자 유치
–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 빈패스트가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자들로부터 최소 10억 달러(약 1조4천억원)의 투자를 유치.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빈패스트가 UAE 기업 ‘에미리트 드라이빙 컴퍼니'(EDC)가 주도하는 UAE 투자자 컨소시엄과 구속력이 없는 합의를 통해 최소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을 것이라고 소식통이 전했음.
– 빈패스트는 지난 29일 EDC와 전기차 개발, 운전자 교육 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지만, 투자 유치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음. 빈패스트는 지난 2분기 순손실이 18조7천600만 동(약 1조22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7% 늘어나는 등 재무 상태가 나빠지고 있음.
– 이번 투자 유치는 빈패스트의 악화한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임. 빈패스트 창업자인 팜 녓 브엉 빈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빈패스트의 성장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걸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음. 앞서 지난 7월 이 회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짓고 있는 연간 생산 용량 15만대 규모 공장 개설 시기를 당초 2025년에서 2028년으로 3년 늦춘다고 발표.
– 한편 빈패스트의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2만1천912대로 전 분기보다 66% 늘었음. 특히 지난달에는 베트남 시장에서 9천300대를 인도해 자국 내 월간 최고 인도 기록을 세웠음. 지난달 출시한 초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VF 3’ 모델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보임.
6. ‘국경 갈등’ 인도-중국, 대표 분쟁지 2곳 철군
– 국경 문제로 갈등 중인 인도와 중국이 최근 국경 순찰 방식 합의에 따라 대표 분쟁지 2곳에서 철군 작업을 완료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 인도 국방부 관계자는 전날 양국이 인도 북부 라다크 동부의 뎁상과 뎀초크에서 지난주부터 진행해온 철군을 마쳤다며 현재 철군 완료 확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음. 군사 관련 가건물 철거도 동시에 진행.
– 이번 철군은 양국이 최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앞서 라다크 지역 순찰 방식에 합의한 데 따른 것. 합의에 따르면 양국군은 뎁상과 뎀초크에서 상대 순찰을 막지 않고 순찰 일시도 사전에 상대에 알려야 함.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 정상회의장에서 지난 23일 5년 만에 공식 회담을 열고 관계 개선에 나서기로 한 상태. 이와 관련해 쉬페이훙 인도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과 인도 관계가 새 출발점에 서 있고 새로운 발전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중국은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도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음.
– 히말라야 고원지대인 라다크에서는 2020년 양국군 간 일명 ‘몽둥이 충돌’이 잇따라 발생,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음. 이에 양측은 분쟁지 주변에 수만 명의 병력과 무기를 배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 이후 양측은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10여 차례 군사 회담 등을 진행하며 최전선 병력 철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긴장은 계속되는 상황.
– 이번 라다크 지역 철군에도 양국 관계는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 세계 1, 2위 인구 대국인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해 3천488㎞에 이르는 임시 국경선에 해당하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이에 두고 크고 작은 충돌을 빚어왔음.
7.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의 다보스’에서 AI 허브 포부
–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허브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일명 ‘사막의 다보스포럼’ 무대를 통해 밝혔음. 3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이번 제8회 FII 행사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 기후변화 대응, 여성의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지만, 무엇보다 주최국 사우디가 무게를 둔 화두는 AI.
–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PIF의 야시르 알루마얀 총재는 첫 번째 토론 일정에 패널로 참석해 “우리는 AI 분야 투자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음. 그는 “사우디는 AI의 단순히 지역적 허브가 아니라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고도 했음. 대외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 경제 발전에 더 집중하겠다고 밝혀온 사우디가 AI로 대표되는 IT 기술을 자국의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선언.
– 첫날 예정에 없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원격 대담이 깜짝 진행돼 좌중에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음. 주최 측은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머스크와 20분 가까이 대화하며 AI 기반 로봇 휴머노이드가 2040년쯤 100억대 넘게 보급될 것이라는 대담한 전망을 끌어냈음. 2018년 테슬라 자금 지원 약속 여부를 놓고 PIF와 진실 공방을 벌이는 등 한동안 사우디와 반목했던 머스크가 깜짝 초청된 것.
– 리야드에 집결한 금융계 큰손들과 저명 학자들은 세계 트렌드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주제를 논의. 내주 치러지는 미국 대선도 그중 하나였음. 다만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세력의 전쟁으로 위기에 빠진 중동 정세는 FII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대신 미래지향적 의제와 개선된 사우디 투자환경 등을 부각하려는 주최 측의 의도로 해석.
–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번 FII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는 사실도 엄중한 중동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 2017년 직접 초대형 주거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 계획을 발표하는 등 FII에 직접 나서곤 했던 것과 대조적. 리처드 아티아스 FII CEO는 올해 포럼의 성과에 대해 “우리는 혁신과 자본이 산업 조성뿐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미래를 목격했다”고 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