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29] 필리핀 두테르테 전 대통령 “마약과의 전쟁 사과 않겠다”
1. 중국 인민은행, 유동성 공급책 ‘공개시장 역레포’ 시작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새로운 유동성 공급 수단을 시작한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28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공개시장 전면적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시설'(outright open market reverse repo facility)을 이날부터 가동한다고 밝혔음.
– 인민은행은 “이는 은행 시스템에 상당량의 유동성을 유지하고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도구를 더 풍부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 운영 대상은 오픈마켓 프라이머리딜러(채권시장 핵심 금융기관)를 원칙으로 하며, 운영 기간은 일반 역레포보다 긴 1년 이내. 환매 대상에는 국고채, 지방채, 금융채, 회사채 등이 포함.
– 이번 조치는 현재부터 연말까지 약 2조9천억위안(약 560조원) 규모 중기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음. 레포는 자금 시장에서 단기 차입의 한 형태로, 채권을 매수해 미래 지정된 날짜에 다시 매도하는 계약이 포함. 전면적 역레포를 통해 인민은행은 매수하는 채권을 관리하는 데 더 큰 유연성을 얻게 됨.
2. 일본 이시바-노다, 내달 총리선거 정면대결
– 일본 총선인 중의원(하원) 선거가 여당의 과반 의석 수성 실패와 야당 압승으로 끝나면서 여야당 대표인 전현직 총리가 내달 총리 선거에서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됐음.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주요 야당 세력인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차기 총리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킹메이커’로 떠올랐음.
–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와 여당이 다음 달 11일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를 소집할 방침을 정했다고 29일 보도. 특별국회는 중의원 해산에 의한 총선 후 1개월 이내에 소집되는 국회로, 총리 지명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새로 하게 됨. 이 특별국회에서 총리를 노리는 주요 후보는 이달 1일 총리 자리에 오른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
– 노다 대표는 2011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년여간 민주당(입헌민주당의 전신)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경험이 있어 전현직 총리가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벌이게 됨. 이시바 총리는 새로 취임한 역대 총리 중 최단기간에 중의원 조기 해산과 총선을 단행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가 참패. 하지만, 당 일부의 사임 압력에도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방침.
– 노다 대표도 정권 교체와 총리 도전에 의욕을 보였음. 그는 “총리 지명을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자민·공명 정권의 존속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지난 임시국회에서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낸 정당과는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음. 올해 임시국회에서 입헌민주당과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낸 정당은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일본공산당으로 이들 정당의 협력을 얻어 정권 교체에 나설 뜻을 밝힌 것.
– 총리선거를 앞두고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이 ‘협력 추파’를 던지면서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의 몸값이 치솟고 있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은 총리 선거 및 정권 유지·탈환을 위해서는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의 협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
3. 홍콩, 가상자산거래소 연내 추가 인가 전망
– 아시아 가상자산시장 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홍콩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가상자산거래소를 추가로 인가할 것으로 전망. 28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증권·규제당국인 증권선물위원회 에릭 입 이사는 이날 열린 연례 핀테크 행사의 연설을 통해 임시 허가를 받은 거래소들 가운데 연말에 최종 허가 대상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음.
– 입 이사는 “신청업체들과 관계자들이 전반적으로 당국 요구 사항을 잘 수용했다”며 “또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규제 환경에서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음. 홍콩 당국은 2022년 디지털 자산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음.
–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였던 홍콩은 미중 갈등과 중국 경제 둔화, 홍콩판 국가보안법 시행 등을 통한 정치적 통제 강화 등으로 타격을 받자 가상자산을 통해 ‘금융 허브’의 위상을 되찾으려 하고 있음. 그러나 가상자산거래소 인가는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 현재까지 정식 인가를 받은 거래소는 3개뿐이며 11개는 ‘허가된 것으로 간주’한 상태에 그쳤음.
– 입 이사는 이날 연설을 통해 “이들 거래소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지적 사항을 반영해 개선안을 이행하면 제한된 영업에 대해 인가를 받게 된다”며 “정식 인가를 받기 전에 증권선물위원회와 협력해 제삼자 심사도 마쳐야 한다”고 설명. 그는 또 내년 초까지 당국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거래소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종합적인 규제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소개.
– 아울러 홍콩거래소도 이날 공지를 통해 아시아 시간대에서 양대 가상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 대한 벤치마크를 제공하기 위해 지수 상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음. 앞서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15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승인해 같은 달 30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바 있음.
4. 인도네시아 대통령 “2028년까지 새 수도 누산타라 완공”
– 인도네시아 새 대통령이 칼리만탄섬에 조성 중인 인도네시아 새 수도 누산타라를 오는 2028년까지 완공시키겠다고 밝혔음. 28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라자 줄리 안토니 인도네시아 산림부 장관 겸 신수도청 부청장 대행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중부자바주 마겔랑에서 열린 전체 내각회의에서 누산타라 프로젝트를 4년 안에 완성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음.
–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8년까지 새 수도에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청사를 완공해 그해 8월에는 인도네시아 상·하원 합동 총회를 누산타라에서 열고, 2029년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과 부통령 취임식도 새 수도에서 개최해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의 수도 이전을 완료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고 라자 줄리 장관은 전했음.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인구 폭증과 침수, 지반 침하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전임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에서 약 1천200㎞ 떨어진 칼리만탄섬 누산타라로 수도를 옮겨 2045년까지 5단계에 걸쳐 새 수도를 건설하기로 했음. 1단계로 자기 임기 중 수도를 누산타라로 공식 이전하고, 올해 안에 일부 행정부처와 소속 공무원을 누산타라로 이전시키겠다는 게 조코위 전 대통령의 약속이었음.
– 하지만 수도 건설을 위한 자금 유치가 제대로 안 되고, 신청사와 공무원 주거 시설 마련도 늦어지면서 결국 조코위 정부에서는 공식 천도를 공포하지 못했음. 행정부처 이전과 공무원 이주 계획도 진행되지 않고 있음. 이런 가운데 프라보워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신수도 이전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새 정부는 2028년까지 수도를 완공한다는 계획을 천명.
– 다만 자금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음. 인도네시아 정부는 새 수도 건설에 320억 달러(약 42조6천억원)가 필요하다며, 이 중 20%만 재정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민간 투자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지만 민자 유치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 인도네시아 재무부는 내년 예산에서 누산타라 개발 자금으로 15조 루피아(약 1조 3천억원)를 할당했지만,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 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음.
5. 필리핀 두테르테 전 대통령 “마약과의 전쟁 사과 않겠다”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며 정당성을 주장. 28일 현지 매체 필리핀스타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이날 상원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사과나 변명은 없으니 내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라”고 말했음. 그는 “나라를 위해 할 일을 했다”며 “나는 마약을 증오하며, 이와 관련해 실수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음.
–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2022년 퇴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의회에서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번 조사는 그가 마약 소탕 작전 중 경찰에 의해 무고하게 살해됐다고 주장하는 희생자 유족들과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이기도 했음.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경찰은 생명의 위협에 처했을 때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내 명령에 따른 경찰에 대해서는 내가 전적으로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음.
–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직후부터 전국적인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벌이면서 경찰이 생명의 위협에 처하면 용의자에 총격을 가할 수 있도록 했음. 경찰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6천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으나, 인권단체들은 수만 명이 마약 연루 증거가 없는데도 초법적으로 살해됐다고 주장해왔음. 지금까지 마약 용의자를 살해해 유죄 판결을 받은 필리핀 경찰은 9명뿐.
–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1년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검사실의 정식 조사를 승인. 이에 앞서 ICC 검사실이 2018년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가자 두테르테 정부는 2019년 ICC에서 전격 탈퇴.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현 대통령도 ICC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기류가 달라지는 분위기.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전 대통령 가문은 강력한 정치적 동맹을 구축했지만 최근 심각한 불화를 빚고 있음.
6. 우즈베키스탄 총선, 예상대로 여당 압승
– 실질적 야당이 없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예상대로 여당이 압승을 거뒀음. 28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여당인 자유민주당이 하원 전체 150석 중 64석을 차지. 그 뒤를 국가부활민주당(29석), 정의사회민주당(21), 인민민주당(20), 생태운동당(16)이 이었음.
– 1천900여만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된 총선 투표율은 74.7%로 잠정 집계. 선관위에 등록된 이들 5개 정당의 득표 순위는 지난 2019년 12월 실시된 직전 총선 결과와 같음. 다만 이번 총선에선 자유민주당이 직전(53)보다 11석을 더 얻었고, 국가부활민주당은 직전(36)에 비해 7석을 잃어 ‘형식적’ 야당 4곳 가운데 타격이 가장 심했음. 우즈베키스탄은 야당들도 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지지.
– 우즈베키스탄에선 소련이 해체된 1991년부터 25년간 철권통치했던 이슬람 카리모프 초대 대통령이 2016년 사망한 후 개혁 바람이 불기 시작. 같은 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한 미르지요예프는 경제 자유화 등의 개혁에 착수. 강제·아동 노동을 폐지하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임기연장을 위한 개헌을 하면서 개혁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붙었음.
– 2021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의 애초 임기는 5년 임기가 끝나는 2026년까지였지만, 임기를 7년으로 늘리고 1회 연임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지난해 4월 통과시켰음. 3개월 뒤 대선에서 압승한 그는 2030년까지 재임할 수 있게 됐고, 연임에 성공하면 2037년까지 집권할 수 있음.
– 이번 총선은 그가 해온 일련의 개혁을 지지하는지 묻는 국민투표 성격을 지닌다는 분석이 선거 전에 나왔음. 하지만 이변 없이 여당이 압승함에 따라 현 정부의 개혁 정책은 그대로 이어지게 됐음. 다만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실질적 야당이 없기 때문에 일방통행식 개혁이 진행될 것이란 우려도 나옴.
7. 이스라엘 네타냐후 “이틀간 정전 ‘미니딜’ 환영”
– 교착 상태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전 협상 논의가 일부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질 석방을 위한 이틀간 정전에 긍정적 입장을 내놓았고 28일간 휴전에 대한 물밑 협의가 진행되며 돌파구 마련 가능성이 주목되지만 하마스의 입장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
– 28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집권 리쿠드당 비공개 의총에서 “4명의 인질 석방을 위해 이틀간 정전 협상이 성사된다면, 나는 그것을 즉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음.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나 하마스가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협상 성사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확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음.
– 이스라엘 총리실은 포로 교환과 관련해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면서도 “만약 그런 제안이 온다면 총리는 즉각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음. CNN은 외교 당국자를 인용, “하마스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극히 낮아보인다”면서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사망 이후 정전 협상에 대한 하마스의 태도는 불분명하다고 지적.
– 앞서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전날 회견을 통해 가자 지구에 억류된 인질 4명과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수감자 여러 명의 석방을 위한 이틀간 정전 중재안을 제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해 11월 인질 석방을 위한 한시적 정전에 합의한 바 있으나 이후 추가 정전 논의는 이스라엘의 지속되는 확전 행보에 교착 국면으로 빠져든 상태.
–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정보 당국의 수장들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회동을 하고 보다 장기적인 정전 협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음.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 중앙정보국(CIA) 빌 번스 국장이 도하 회동에서 4주간 정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 협상안에 따르면 4주간 정전 동안 하마스가 억류 중인 50세 이상 남성 혹은 모든 연령대의 여성 인질 8명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수십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맞교환.
– 악시오스는 그러나 “(내달 5일) 미국 대선 이전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면서 “하마스가 요구하는 가자 철군 및 종전 계획이 빠진 데다, 이스라엘은 부분적 정전에만 합의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모두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목. 이스라엘 총리실은 직후 성명을 통해 “회동에서 이전의 정전 중재안을 포함해 새로운 통합안이 논의됐다”고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