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28]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힘의 균형’ 깨졌다

1. “중국, 반도체 핵심 광물 통제 강화”
–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강력히 통제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에 대해 생산·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최근 몇 주간 일련의 조치를 통해 외국 반도체 기업 등이 중국에서 생산·정제된 희토류와 기타 광물을 구매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
– 중국 수출업체들은 이달 1일부터 희토류 수출 물량이 서방 공급망 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당국에 구체적으로 단계별 추적 정보를 제공해야 함. 중국 당국은 이를 통해 어떤 외국 기업이 희토류를 공급받는 지와 관련해 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고 NYT는 전했음.
– 중국 정부는 또 희토류 채굴·생산 기업들에 대한 소유권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마지막으로 외국인 소유로 남아있던 희토류 정제 공장 2곳이 중국 국유 기업에 의해 인수되는 절차를 밟고 있음. 이들 두 공장은 캐나다 업체인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즈'(네오) 소유인데, 네오 측은 연말까지 장쑤성 우시에 있는 디스프로슘 정제 공장 지분 86%를 중국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성허자원에 매각할 방침.
– 희토류의 일종인 디스프로슘은 내열성이 강해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데,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9.9%를 차지하고 있음. 여기에 더해 중국은 희토류 채굴·정제를 국가 기밀로 분류하고 관련 정보에 대한 통제를 강화.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15일부터는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방염제·야간투시경·핵무기 등의 원료로 쓰이는 준금속 안티몬에 대한 수출 통제도 시행 중.
–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흑연에 대해 수출을 통제 중. 자국이 사실상 독점 중인 희토류 가공 기술에 대해서도 수출을 막았음. 중국은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희토류를 추출할 수 있는 화학 기술 수준에서도 우위에 있으며, 용매추출 기술이 외국보다 한세대 앞서있다는 평가.

2. 일본 총선 ‘비자금’ 심판론, 연립여당 대표·각료도 낙선
– 지난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 따른 정권 심판론으로 연립 여당 공명당 대표와 현직 각료들도 고배를 마셨다고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 자민당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 이시이 게이이치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해 오다 수도권인 사이타마 14구에 출마했으나, 국민민주당 후보에게 패했음. 이시이 대표는 비례대표에 중복으로 입후보하지 않아 낙선이 확정.
– 공명당 대표가 낙선한 것은 자민당·공명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2009년 이후 15년 만.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취임한 이시이 대표의 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전했음. 공명당은 지역구 11곳에 후보를 냈으나 4명만 당선. 이시이 대표는 비자금 문제에 휘말린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한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현직 각료인 마키하라 히데키 법무상과 오자토 야스히로 농림수산상도 총선에서 낙선. 현직 각료가 낙선한 것은 2016년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음. 이토 다다히코 부흥상은 지역구에서 패했지만, 비례대표로 부활.
– 한편, 이번 총선에서 여성 당선자는 모두 73명으로 기존 최다인 2009년 54명을 넘어섰다고 교도통신이 보도. 전체 입후보자 1천344명 중 여성 비율도 23.36%로 처음으로 20%를 돌파한 바 있음. 이번 선거 투표율은 53.84%로 집계. 직전 2021년 총선 투표율 55.92%보다 2%포인트 정도 하락했으며, 1945년 이후를 기준으로 세 번째로 낮은 투표율.

3. 태국인 절반 “‘위기설’ 패통탄 정부 임기까지 생존 전망”
– 태국인 2명 중 1명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딸인 패통탄 친나왓(38)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임기 말까지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음. 28일 방콕포스트와 타이P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1.7%는 현 정부가 2027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생존할 것이라고 답했음.
– 응답자의 12.0%는 임기가 거의 끝날 때까지 현 정부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 19.1%는 ‘약 2년’, 16.9%는 ‘약 1년’ 패통탄 총리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음. 반면에 ‘올해 안에 무너질 것’이라는 응답은 9.8%. 응답자 53.7%는 패통탄 총리가 2027년 차기 총선까지 임기를 채우거나 직전까지 정부를 이끈다고 보고, 89.7%는 패통탄 정부가 1년 이상 갈 것으로 점친 셈.
– 패통탄 정부가 각종 위기를 맞고 있어 현지 언론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 집권당 프아타이당 대표인 패통탄은 지난 8월 세타 타위신 전 총리가 헌재 판결로 1년 만에 낙마한 뒤 31대 태국 총리로 선출. 당시 37세였던 그는 태국 역대 최연소 총리이자 두 번째 여성 총리. 정치 입문 약 3년 만에 아버지 영향력을 등에 업고 패통탄이 총리가 되자 탁신 전 총리가 국정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음.
– 패통탄 총리 취임 직후부터 선거관리위원회, 국가반부패위원회(NACC) 등에는 패통탄 총리 해임과 프아타이당 해산 등을 노린 신고가 여러 건 제출. 선관위는 최근 프아타이당에 대한 탁신 전 총리의 영향력 행사 논란에 대한 조사에 착수. 태국에서는 쿠데타나 법원 개입 등으로 정당이 해산되거나 정권이 무너진 사례가 반복됐음.

4. 인도네시아, 북나투나해에서 중국과 일주일새 3차례 충돌
– 중국 해안경비선이 인도네시아 북(北)나투나해에 일주일 사이 세 차례나 출몰하면서 이 지역이 다시 갈등 지역으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 27일(현지시간) 현지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해양경비청은 성명을 통해 지난 25일 오후 중국 해안경비대(CCG) 소속 5402호 함정이 북나투나해 인도네시아 관할 구역에 재진입했다고 밝혔음.
– 인도네시아 당국은 중국 선원들이 이 지역을 자신의 관할이라고 주장했다며 인도네시아 해안경비대와 해군 함정이 중국 선박을 쫓아냈다고 설명.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해양 경비청은 인도네시아 해역과 인도네시아 관할 구역에서 보안 유지와 법 집행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음.
– 중국 함정은 지난 21일과 23일에 이어 지난 25일까지 일주일 사이 3번이나 이 지역에 나타나 자신의 관할 구역이라 주장하다 인도네시아 해군에 의해 쫓겨났음. 공교롭게도 지난주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새 대통령이 취임한 주. 일각에서는 중국이 프라보워 정권은 북나투나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해 보기 위한 도발이라는 분석도 나옴.
– 북나투나해는 북쪽으론 남중국해, 동쪽으론 칼리만탄섬, 서쪽으론 싱가포르 해협에 둘러싸인 바다.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대규모 어장과 천연가스가 묻혀 있는 자원 보고. 중국은 이 지역이 일명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 안에 들어오는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지만 2016년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의 9단선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결정.
– 그러자 당시 조코위 대통령은 2017년 이 지역을 ‘북나투나해’로 명명하고, 나투나 제도에 군사기지를 건설. 이에 중국은 반발했고 수시로 함정이나 어선을 출몰 시켰음. 그러자 인도네시아는 중국 어선을 향해 발포하고 전투기를 띄우는 등 강경히 나섰고, 그 뒤로는 수년 동안 특별한 갈등 없이 잠잠한 상황이었음.

5. 가자지구 휴전협상 두 달 만에 재개
– 교착상태에 빠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논의가 27일(현지시간) 두달 만에 재개.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외교관은 가자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다”고 말했음. CNN은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측이 이날 도하에서 회동하기로 돼 있었다면서 이번 휴전 협상이 두 달여 만에 열리는 첫 고위급 회담이라고 전했음.
– 앞서 로이터통신도 카타르 관리를 인용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이날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와 회동한다고 보도. 이들은 가자지구 내 일시적 휴전과 이스라엘·하마스 간 포로와 인질 석방에 초점을 맞춰 협상할 것이라고 이 관리는 설명.
– 이번 회담과 관련해 이집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4명을 석방하고 가자지구에서 이틀간 일시 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AFP와 스푸트니크통신 등이 전했음.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4명과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수감자 여러 명의 석방이 포함된다”며 “보다 영구적인 휴전을 달성하기 위한 협상이 임시 휴전 시행 후 10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
– 지난 21일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집트의 신임 정보 수장 하산 라샤드 국가정보부(GIS) 부장이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스라엘의 로넨 바르 신베트(국내정보기관) 국장과 만나 “작은”(small) 협상안을 이스라엘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제안은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중 소수를 석방하는 대가로 가자지구에서 며칠만 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함.
–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은 작년 11월 성사된 일시 휴전이 일주일 만에 끝난 뒤 휴전 재개를 위한 중재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지난 7월 이란에서 암살된 이스마일 하니예의 후임으로 강경 성향의 야히야 신와르가 하마스 수장이 되면서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 그러다 신와르가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에 살해된 뒤 협상 중재국들이 다시 접촉하며 휴전 논의가 다시 물꼬를 트는 분위기.

<사진=EPA/연합뉴스>

6.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힘의 균형’ 깨졌다
–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 과정에서 이란이 핵시설 보호 등에 써 온 러시아제 첨단 방공포대가 무용지물이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양국 간의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옴. 이란이 쏜 미사일은 수백발 중 극히 일부만이 이스라엘 본토에 닿은 반면, 이스라엘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과 미사일은 쏘는 족족 목표물을 때렸기 때문.
– 27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쿠제스탄, 일람 등 3개주의 군사시설물을 폭격하면서 러시아제 S-300 지대공 미사일 포대 3곳을 파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밖에도 폭격을 가한 S-300 포대가 하나 더 있다면서, 역시 사용이 불가능할 수준의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음.
– 이란은 러시아와 계약을 맺고 2016년부터 구 소련 시절 개발된 S-300 포대를 도입해 핵시설과 주요 공항 주변에 배치하고,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호위에 활용해 왔음.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 4월 19일 이란 이스파한주에 있는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 배치돼 있던 S-300 포대를 파괴한데 이어 이번에도 S-300 포대를 다수 파괴하면서 이란 방공망을 손쉽게 무력화하는 모습을 보였음.
– 수십년간 음지에서 ‘그림자 전쟁’을 벌여온 양국의 분쟁은 지난 4월 13일부터 직접 장거리 폭격을 주고받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 시리아내 이란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 미사일만 120여발을 퍼붓는 대규모 공격을 가한 것. 이란은 이달 1일에도 탄도 미사일 180여발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재차 공격.
– 하지만 이란의 첫번째 공격은 발사한 미사일과 무인기의 90% 이상이 도중 격추됐고, 두번째 공격에서도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은 미사일은 소수에 불과. 반면 4월 19일과 10월 26일 이스라엘이 진행한 공습에서 이란 방공망이 요격한 이스라엘 무기는 극소수. 전문가들은 이란의 방공망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부터 군사시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양국 군사력에 심각한 격차가 생겼다고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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