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칼럼] 방통위원장 후보 이진숙 종군기자와 방송수호
내가 몸 담았고, 그렇게 자랑스러워하고, 그렇게 후배들을 사랑했으며, 지금도 나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나의 그 시절을 기억해주고 칭송케 하는, 문화방송. 우린 그 시절 기자된 사명을 금과옥조로 여겼었다.
그런데 그 사명을 짓밟고 정언유착(政言癒着)으로 배지를 단 문화방송 출신 권력 부나비가, 배지 달았다고 전국민이 보는 청문회 생방송에서 여기자 후배를 온갖 조작 왜곡 사실로 망신주려는 걸 보면서, “왜 그렇게 사는가?” 하고 묻는다.
유독 내가 이끌었던 정치부 후배들이 과거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 대거 배지를 달았다. 그들 중에 그래도 양식이 있고, 사리분별이 있는 셈에 속하는 대다수는 이번 총선에서 친명계에 밀려 낙마하였다.
그런데 정계를 은퇴한 줄 알았던, 정동영이 회생했다. 나이도 70줄이면, 이제 인생을 관조할 줄 아는가 싶었는데 역시 사람은 고쳐쓰지 못하는 모양이다. “60세 이상 노인들은 투표장에 나오지 말라”는 망언을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70이면 고래장 나이 아닌가? 아직도 살아있는가?
국회청문회에서 이진숙을 닦달하며 이성을 잃고 망신주려하는 행태를 보면서 스스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라고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욕심을 버리고 종심(從心)이 되는 나이가 70일세. 대통령후보까지 했고, 지금 70 나이에 더이상 무슨 영광을 누리겠다고 그 모양인가. 누굴 위해 그 알량한 양심까지 버리고 후배를 짓밟는가?”
이진숙이 전쟁터에서 목숨걸고 종군할 때, LA특파원으로 이라크가 아닌 이웃나라로
지원 파견가서, 밀집모자에 낙타 타고 방송해서 관광리포트냐며 비난을 받더니 지금보니 변하지 않았다.
사상유례없는 사흘간 청문회에서 한치도 흐트러짐이 없이 주눅들지도, 당황하지도 않은 꼿꼿한 자세로 잘 견딘 이진숙 후배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수고 많이 했소.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뤘지만 오히려 전사로 우뚝 섰소이다.
20여년 전 그렇게 안 된다고 말렸는데도 내 방에서 이라크 전쟁터로 보내달라고 며칠이나 나를 괴롭혔다. 늦은 결혼에 이제 돌 지난 아기까지 있는 처지에 종군기자라니. 말이 되겠는가?
하지만 내가 졌다. 할 수없이 호주에 보내 대테러훈련을 받게 하고, 방탄장비를 몸에 칭칭 감아 이라크로 보내놓고, 무려 두달 동안 가슴 조렸던 보도본부장 선배가 위로를 보내오.
지금부터 전쟁 종군기자가 아닌, 자유대한민국 그리고 문화방송을 지키는 종군기자가 되어 주소.
구본홍씨 제발 정신차리시길 후배의 잘못에는 따끔한 질책이 필요하다. 거짓말과 범죄로 가득한 후배를 두둔하려고 이딴 글을 쓰는게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