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절벽에서 만난 절경
시편 61편
“하나님이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며 내 기도에 유의하소서 내 마음이 약해 질 때에 땅 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 “(시 61:1-2)
당시 사람들에게 땅이 끝나는 곳은 지옥이 시작되는 곳이었습니다. 확실성이 사라지고 불확실성이 시작되는 곳이었고 모든 희망이 끝나고 절망이 시작되는 곳이 땅 끝이었습니다. 다윗은 땅의 끝에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울을 피해 도망다니다가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궁지에 몰렸습니다. 갈 데까지 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 당시 땅 끝에서 홍해를 만났습니다. 그것은 사형선고였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에 그들은 구원이라는 것을 경험합니다. 지옥문이 열려 있을 것 같은 그 곳에 하나님이 열어놓으신 구원의 문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땅 끝이 있습니다. 한 발자국만 더 떼면 낭떠러지입니다. 그곳은 나 스스로 나를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는 자리입니다. 내가 나에게 조금의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곳입니다. 그동안 믿고 의지해 왔던 모든 것이 아무 소용이 없어지는 곳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적어도 한 번 이상 이러한 끝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자각입니다. 나에게 선한 것 하나 없다는 깨달음입니다. 심지어 하나님도 나 같은 죄인을 구원할 이유가 없다는 깊은 절망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만난 낭떠러지 앞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4)
그런데 그 절망을 뚫고 들어오는 하나님의 이해불가능한 무모함이 있습니다. 죄인을 살리려 자기 아들의 생명을 허비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행동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허비가 우리에게는 구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무모함이 우리에게는 소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절벽 끝에는 절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절경도 함께 있습니다.
“하나님, 내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내 기도 소리를 귀담아 들어 주십시오.내 마음이 약해질 때, 땅 끝에서 주님을 부릅니다. 내 힘으로 오를 수 없는 저 바위 위로 나를 인도하여 주십시오.“(시 61:1, 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