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
데살로니가후서 3장
“그런데 우리가 들으니, 여러분 가운데는 무절제하게 살면서, 일은 하지 않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명하며, 또 권면합니다. 조용히 일해서, 자기가 먹을 것을 자기가 벌어서 먹으십시오.”(살후 3:11-12)
아무 조건 없이 그냥 도와야 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 조건 없이 그냥 도와서는 안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조건 값없이 베푼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구제와 봉사를 하다가 시험에 들게 되는 많은 경우는 그냥 도우면 안되는 사람을 사랑으로 섬긴다는 명분 아래 거저 도와줘서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눈 딱 감고 도와주는 행위의 이면에는 돕는 이의 게으름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무조건 받기만을 원하는 사람이나, 무조건 주고 신경을 끄는 사람이나 둘 다 게으른 것입니다.
우리는 내가 돕는 ‘그’가 더 중요해서 돕기도 하고, 그를 돕는 ‘내’가 더 중요해서 돕기도 합니다. ‘그’가 중요해서 베풀었다면 내가 베푼 것 중에 물질과 재정이 가장 작은 것이 될 것입니다. 이 경우, 가장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도왔기 때문에 생색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를 돕는 ‘내’가 더 중요해서 베풀었다면 내가 베푼 것 중에 물질과 재정은 아마도 가장 큰 것이 될 것입니다. 이 경우, 가장 큰 것으로 도왔기 때문에 생색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돈을 쓰는 것보다 마음을 쓰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상대를 권하고 돕는 것은 마음을 쓰는 일입니다. 사실은 조건 없이 그냥 돕는 게 가장 쉽지 않습니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말입니다.
진짜 사랑하면 그가 나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것은 밥 몇 번 사고, 돈 몇 푼 던져주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수고스러운 일입니다.
교회 차원에서 기관과 조직을 구성하고 대규모의 기금을 조성하여 누군가를 돕는 일에 개인은 헌금으로 참여하며 그 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감사를 시행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영혼의 어려움에 직접 참여하는 십자가를 내가 굳이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돈을 쓰되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바울이 자신이 얼마나 잘 돕는 사람인지를 생색내려 했다면 구제가 필요한 사람에게 보란 듯이 돈을 썼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지금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