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19] 하마스 “헤즈볼라와 다음단계 조율중”‥전선 확대 우려
1. 시진핑-푸틴 정상회담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설립 지지”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 이날 회담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계기로 열렸음. 지난 3월 모스크바 회담 이후 7개월 만의 정상회담.
–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약 3시간에 걸쳐 대화했다고 밝힌 뒤 “경제, 금융, 정치, 국제 분야에서 협력 등 양국 간 많은 의제에 관해 논의했다”고 설명. 그는 “우리는 중동 정세에 대해서도 자세히 논의했다”며 시 주석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음.
– 푸틴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로 5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비극이자 인도주의적 재앙”이라며 “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거나, 적어도 양측이 대화해야 한다는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음. 이어 러시아는 항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설립을 지지해왔다고 덧붙였음.
– 중국 외교부도 이와 관련, 양국 정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세 등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을 거듭 해법으로 강조해온 만큼, 양 정상이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으로 보임.
–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 핵심 현안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밝혔음.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 인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민족 부흥의 길을 가고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 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는 서방 국가들과 다른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
2. “중국, 쓰촨성 티베트자치주 학교 티베트어 사용 금지령”
– 중국이 쓰촨성 내 티베트자치주에서 티베트어 교육과 사용을 금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7일 보도.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쓰촨성의 카르제(간쯔·甘孜)티베트자치주와 응아바(아바·(阿패<土+覇>)티베트자치주 내 공립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지난달 시작한 새학기부터 티베트어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만다린)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음.
– 이전까지 해당 지역 공립학교에서는 티베트어 과목을 가르쳤고 다른 과목도 티베트어로 수업이 진행됐음. 푸퉁화도 어학 과목으로 가르쳤음. 그러나 이제는 중국 정부가 푸퉁화 교육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한다고 현지 학생과 교사들은 전했음.
–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중국은 정부 프로그램을 구실로 티베트어를 완전히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며 “중국은 강압적 조치 대신 온건한 잔혹행위를 활용해 티베트 사회와 교육을 전멸시키려고 한다”고 비판. RFA는 “티베트어는 중국에서 티베트자치구뿐만 아니라 인접한 티베트인 밀집 지역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이번 금지령은 티베트어 사용을 촉진하던 과거 움직임을 뒤집은 것이라 지적.
– RFA는 “티베트어 금지령은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언어와 문화를 제한한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중국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지적. 이어 “중국 헌법에는 중국 소수민족들이 자신들 지역에서 고유 언어를 사용하도록 보장하고 있음에도 중국 당국이 이러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음.
– 티베트는 중국이 1950년 침공해 이듬해 병합한 곳으로,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마찬가지로 서방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침해가 이뤄진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음.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달 초 자국 주최 국제회의에서 티베트자치구를 가리킬 때 사용해온 영문 명칭을 ‘티베트'(Tibet)에서 ‘시짱'(Xizang)으로 바꾸며 중국으로의 동화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음.
3. 일본 상반기 무역적자 75% 감소한 25조…원자재 안정·자동차수출 최대
– 일본의 2023회계연도 상반기(4∼9월) 무역수지가 2조7천184억엔(24조6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재무성이 19일 발표. 재무성이 이날 공개한 상반기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적자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었음. 상반기에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입액이 감소하고 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결과.
– 2022회계연도 상반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로 1979년도 이후 반기로는 최대인 10조9천74억엔의 무역 적자를 기록.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50조2천418억엔으로 반기 사상 처음으로 50조엔을 넘기며 최대를 기록.
–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 부족 해소로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도 상반기보다 37.9% 늘어나며 반기 사상 최대인 8조7천406억엔으로 집계됐음. 지난달 무역수지는 624억엔 흑자로 집계. 6월 이후 3개월 만에 흑자 전환.
– 교도통신은 “2023회계연도 상반기 대(對)중국 식료품 수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7.2% 줄었으며 9월만 보면 58.0% 감소했다”면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중국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7월 초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해 사실상 수입 제한을 시작했고 8월 24일 오염수 방류 개시에 맞춰 수입을 전면 중단.
4.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선동 혐의로 반대파 탄압
–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부친 훈센 전 총리의 반대파 탄압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음. 프놈펜 지방법원은 18일(현지시간) 촛불당(CP) 부대표인 탁 세타에 대해 선동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
– 탁 세타는 과거에 양민 대학살을 저지른 크메르루즈 정권 종식을 계기로 베트남의 캄보디아 점령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담긴 동영상을 올해 1월 페이스북에 올렸음. 이에 캄보디아 당국은 과거사를 왜곡해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탁 세타를 기소.
– 훈 마넷의 부친인 훈센 전 총리는 1979년 1월 7일 크메르루즈 정권이 베트남의 침공으로 전복되자 캄보디아인민공화국 수립을 주도. 이어 1981년 부총리 겸 외교장관직에 오른 뒤 1985년 1월 14일 32세의 나이로 총리에 전격 취임해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 캄보디아인민당(CPP)을 비롯한 현 집권 세력은 크메르루즈 정권이 종식된 날을 ‘승전일’로 지정해 기념해오고 있음.
– 올해 1월에도 탁 세타는 부정 수표 발급 혐의로 체포된 뒤 지난달 법원에서 징역 18개월형이 선고. 이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들은 캄보디아 정권이 정치적 이유에서 반대파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음.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훈 마넷이 총리가 된 이후에도 반대파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음.
– 올해 7월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CPP는 전체 125석 중 12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며 일당 지배 체제를 공고히 했음. 이어 새로 구성된 국회가 훈센 당시 총리의 장남인 훈 마넷을 신임 총리로 선출하면서 권력 대물림 작업이 완료.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훈센 정권을 상대로 “정치적 이유에서 반대파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해왔음.
5. “이-팔 전쟁에, 미-중러 진영 분열 심화”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포옹하고 확고한 연대와 지원 의지를 표시. 같은 날 중국 베이징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대를 “오랜 친구”, “친애하는 친구”로 부르며 3시간 동안 회담하고 양국 간 공조를 재확인.
–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격랑에 빠져든 날 강대국 지도자들의 이같이 엇갈린 행보는 미국과 중·러간 한층 커진 분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 바이든 대통령은 미 국방부 데이터를 근거로 병원 폭발에 이스라엘은 책임이 없다고 밝히면서 “의회에 이스라엘 방어 지원을 위한 전례 없는 지원 패키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음.
–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 역시 전쟁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두 나라가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건설을 지지해온 만큼 기존 입장에 공감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임. 이처럼 서방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테러 행위라며 연일 규탄하는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하마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음.
–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기본적인 인식이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나 유럽 일부 지역과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땅에서 유대인들의 정착을 장려하며 가자지구 230만 인구를 고립시켜 자유를 제한하는 식민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
– 미국이 전통적 우방인 이스라엘에 연대를 선언하고 곁에 선 틈을 타 중국은 중동 중재 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음.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 성과를 노리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수립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사우디는 이번 전쟁으로 이를 중단.
–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이스라엘을 방문하면서 요르단에서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과 4자 정상회담을 갖고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는 가자지구 병원 대참사에 무산. 반면 중국은 올해 초 숙적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중재해 외교관계를 복원시키며 ‘중동 해결사’ 역할에서 이미 성과를 냈으며, 이번 주에는 자이쥔 중국 정부 중동문제 특사를 중동에 파견.
6. 하마스 “헤즈볼라와 다음단계 조율중”‥전선 확대 우려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선이 친이란 국가 레바논의 무장세력 가세로 이스라엘 북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에는 소규모 무력 공방이 이어지고 있음.
– 이런 상황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전선 확대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음.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8일(현지 시각)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벌이고 있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헤즈볼라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하마스 고위 인사를 인용해 보도.
– 레바논 주재 아메드 압둘 하디 하마스 정치국장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동맹인 헤즈볼라에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음. 그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 ‘중대한 전쟁’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헤즈볼라가 참전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
–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지대에서 교전 상황이 심상치 않음. 지난 15일 레바논 쪽에서 발사된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국경 마을에서 최소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음. 17일에는 이스라엘군과 교전으로 헤즈볼라 대원 5명이 숨졌고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영토에 침투하려던 헤즈볼라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음.
– 하마스보다 전력이 막강한 헤즈볼라가 본격적으로 전쟁에 합류하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더해 또 하나의 전선에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됨.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어 전선 확대는 중동 지역을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뜨릴 위험이 있음.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헤즈볼라가 참전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미국 병력을 사용하는 시나리오가 백악관에서 논의됐다고 보도.
– 아울러 이스라엘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로 이란과 가까운 시리아에 대한 공격에도 나서고 있음. AFP 통신에 따르면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8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 쿠네이트라에 있는 시리아군 진지를 공습했다고 전했음. 이스라엘은 시리아를 지원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견제하기 위해 시리아를 선제공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