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17] 인도네시아 헌재, 조코위 아들 부통령 출마 ‘우회로’ 만들어
1. 중국 방첩법 강화에 짐싸는 외국기업
– 범죄구성 요건이 모호한 중국의 방첩법을 피해 중국을 떠나는 외국 업체가 잇따르고 있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최근 대형 기업실사업체 3곳이 베이징과 홍콩 지사를 폐쇄했거나, 영업을 대폭 축소했다고 보도. 중국 당국이 방첩법을 앞세워 외국 기업을 상대로 압박 조치를 강화한 이후 발생한 현상.
– 중국에서 영업을 중단한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민츠그룹 베이징 사무소를 기습 단속해 직원 5명을 체포하자, 민츠그룹은 아예 사무실을 폐쇄. 민츠그룹은 강제노동 탓에 미국 등 각국의 제재 대상이 된 신장위구르산 제품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음.
–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에 대한 민츠그룹의 조사가 당국의 단속으로 이어졌다는 것. 이후 중국은 민츠그룹이 승인 없이 대외 관련 통계 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150만 달러(약 2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 이와 함께 영국의 기업실사업체 ‘리스크 어드바이저리 그룹’도 홍콩 지사를 폐쇄. 이 업체는 홍콩 대신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지역 영업을 이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음.
–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제임스타운 파운데이션의 마틴 퍼브릭은 “중국과 홍콩은 방첩법 개정 후 기업실사 등의 업무 수행에 위험한 장소가 됐다”고 지적. 외국 기업이 중국이나 홍콩에서 영업을 축소하는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임. WSJ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외국 기업의 홍콩 지사에 고용된 직원 수는 46만8천 명으로 3년 전에 비해 2만5천 명 감소.
2. ‘일대일로’ 10년, 중국 영향력 확대 속 미국 견제도 강화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올해로 발표 10주년을 맞았음. 시 주석이 제창한 ‘중국몽’의 핵심 전략인 일대일로는 지난 10년간 국제무대에서의 중국을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역설적으로 일부 참여국의 경제난을 심화시키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중 견제를 강화하는 결과도 초래.
– 2013년 11월 제18회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일대일로 건설’을 위한 각종 정책이 채택됨으로써 시 주석의 야심찬 구상이 구체화하기 시작. ‘하나의 띠, 하나의 길’이라는 뜻의 일대일로는 중국 서부-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국 남부-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가 양대 축.
– 일대일로는 참여국에 도로와 철도를 깔고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중국몽의 실현을 통한 대국굴기를 현실화하려는 대외 확장 전략. 중국 정부가 최근 발간한 일대일로 구상 10주년 백서에 따르면 일대일로에는 현재 150여개 국가와 30개의 국제기구가 참여. 일대일로 구상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사업액이 2조달러(약 2천710조원)대에 이르는 초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로 성장.
– 중국은 일대일로 추진을 위해 실크로드 기금을 조성하는가 하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브릭스 신개발은행(NDB) 등의 출범을 주도하며 미국 중심 세계 금융질서에 도전장을 던졌음. 미국 달러화 중심의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에도 공을 들이며 일대일로 백서를 통해 일대일로 20개 파트너 국가와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고, 17개 국가와 위안화 청산 협약을 맺었음.
– 그러나 일대일로 참여는 일부 저개발 참여국들에 독(毒)이 된 경우도 적지 않았음.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부채의 함정’에 빠진 저개발국이 속출한 것. 대표적인 국가가 스리랑카. 스리랑카는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 아프리카 각국과 중남미 국가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
– 일대일로가 점차 참여국들을 늘리면서 미국 등 서방의 견제도 강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중국의 일대일로가 개도국을 ‘빚의 함정’에 빠뜨린 뒤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등 국제 질서를 훼손한다고 비판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음. 특히 미국은 최근 인도-중동-유럽의 철도·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을 제시하며 일대일로를 견제.
3. 일본 기시다 총리, 전범 합사 야스쿠니에 공물 봉납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
–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춘계·추계 예대제에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납을 봉납해 오고 있음. 기시다 총리는 19일까지 열리는 올해 추계 예대제 기간에도 직접 참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음.
– 이와 달리 기시다 내각 각료 2명은 추계 예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음.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과거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무거운 책무를 다한 영령에게 존숭의 마음을 담아 참배했다”고 말했음.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18일 집단 참배할 예정.
–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있음. 그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3천 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음.
4. “대만 선거 개입 원하는 중국, 자국 내 대만 기업인 볼모로”
– 중국이 자국 내 대만 기업인을 볼모로 잡고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려한다는 주장이 제기. 16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최근 중국 내에서 사업하고 있는 대만 기업인의 대만 지역 투자 시찰 행사 참가를 막으려 했다며 이같이 보도.
– 이번 행사는 반관반민 성격의 대만해협교류기금회(이하 해기회)의 주최로 대만 최전방 도서인 진먼다오에서 지난달 25∼26일 열렸음. 보도에 따르면 중국 각지의 대만사무판공실은 이 행사에 앞서 관할 지역 내 대만기업협회 회장 18명과 중국 내 전국대만동포투자기업연합회 상무, 부회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행사 불참을 요청.
– 중국 당국의 보복을 우려한 일부 대만 기업인들은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 기업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차단하고 내년 총통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분석. 대만 정부의 관계자는 중국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대만 기업인들이 해기회의 행사에 참여했고, 이들은 중국에서 기업을 이전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전했음.
– 다른 한 관계자는 총통 선거가 다가올수록 대만 기업인에 대한 중국의 압박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음. 남부 타이난 성공대학의 훙징푸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 당국은 대만 기업의 리쇼어링에 대해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 정책에 대한 화답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 경제에 불신임 표를 던진 것과 같은 의미로 여긴다고 밝혔음.
5. 인니 헌재, 조코위 아들 부통령 출마 ‘우회로’ 개정 논란
–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현재 40세인 대통령과 부통령의 출마 연령 제한을 유지하면서도 선거법을 바꿔 선출직 공무원은 적용하지 않는 예외 조항을 만들기로 했음. 이에 따라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 장남의 부통령 출마 가능성이 다시 살아났음.
– 16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헌재는 선거법에서 대통령과 부통령 피선거권 최소 연령을 40세로 정한 것은 헌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이를 35세로 낮춰 달라는 내용의 헌법 소원을 기각. 헌재는 피선거권 연령을 법으로 제한한 것은 국회의 권한이며 이를 바꿔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
– 이번 판단에 관심이 쏠렸던 것은 헌재가 피선거권 연령을 낮출 경우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르타(솔로) 시장이 내년 2월 대선에서 부통령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음.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다시 열린 재판에서 선거법상 대통령과 부통령의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연령이 40세 이상이거나 선출직에 오른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심사해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음.
– 이 덕분에 솔로 시장인 기브란은 연령과 관계없이 대통령이나 부통령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기브란은 2020년 지방선거에서 아버지 조코위 대통령이 시장으로 일했던 솔로시 시장선거에서 당선, 선출직으로 정계에 진출. 그는 내년 2월 대선에서 대통령에 세 번째 도전하는 유력 대권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의 러닝메이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옴.
– 이번 결정으로 조코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며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판은 더 커지게 됐음. 조코위 대통령은 이미 재선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데도 지지율이 워낙 높아 개헌, 선거 연기, 부통령 출마 등으로 정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해서 나왔음. 특히 판결을 이끈 헌재의 안와르 우스만 소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여서 논란은 더욱 증폭.
6. 이란 외무, 이스라엘에 ‘선제적 조치’ 경고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선제적 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외신들이 보도.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국영방송에서 저항전선의 지도자들이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경고.
–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면서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자행되는 전쟁 범죄에 무관심할 수 없다”고 말했음. 또 “저항 전선은 적(이스라엘)과 장기전을 벌일 수 있다”면서 “앞으로 몇 시간 안에 저항 전선에 의해 선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했음.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앞서 “오늘 선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내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었다고 전하기도 했음. 레바논 남부에 근거를 둔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정파로, 이란 혁명수비대와 밀접한 관계.
–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해졌음. 이스라엘은 명확한 지상군 투입 시점을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병력을 집중 배치하며 본격적인 지상전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란의 개입 등에 의한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음.
–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방영된 미국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충돌이 격화하고 북쪽 (헤즈볼라와 대치한 이스라엘 북부)에서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며 “물론 이란의 개입도 위험”이라고 말했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16일 이란과 헤즈볼라를 겨냥해 하마스와의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
7. 바이든, 18일 이스라엘 방문 “미국의 연대 재확인”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로부터 공격을 받은 뒤 보복전에 나선 이스라엘을 방문. 이스라엘을 나흘만에 재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과 마라톤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계획을 발표.
–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연대를 재확인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다른 테러리스트들로부터 국민을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음.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면봉쇄로 인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구호물품을 제공하는 것에 합의했다고도 전했음.
–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별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 기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전시 내각과 만날 것이라고 확인하고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그들의 전략과 작전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음. 커비 조정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것”이라고 부연.
–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어 같은 날 요르단 암만을 방문,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비롯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나 확전 방지 노력을 요청할 계획. 커비 조정관은 “우리(미국)는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
–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주민을 분리해 정치적으로 하마스를 축출하는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 정부 건설을 의미하는 ‘2국가 해결 방안’ 등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 의사를 거듭 확인했으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미군 파병과 확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