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학개의 성전 재개와 ‘영적 무기력증’의 극복
학개 1장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여 이르노라 이 백성이 말하기를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시기가 이르지 아니하였다 하느니라”(학 1:2)
학개 선지자가 활동했던 시기는 바벨론에 사로잡혀갔던 포로들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한지 20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포로들이 바벨론에서 돌아와서 예루살렘 땅을 처음으로 밟았을 때, 그 흥분과 감격은 어땠을까요? 바벨론에서 포로로 지낸 시간만 50년입니다. 어릴 적에 포로로 잡혀간 이들은 노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부모들 대부분이 고향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먼 타국에서 숨을 거두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던 이들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 돌아온 그들의 감격은 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포로들이 돌아와서 가장 처음으로 하고자 했던 일은 성전 건축이었습니다. 불타고 황폐했던 성전을 재건하는 일이야말로 무너졌던 신앙을 회복하고 하나님 앞에서의 민족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내부적 다툼과 외부적 공격에 의해 이제 막 시작한 성건 재건축이 중단되어 버린 것입니다.
얼마동안 중단되었을까요? 장장 20년입니다. 2년도 아니고 20년 동안 공사가 중단되어 있었다면, 그 일은 앞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중단이라는 말보다 ‘실패했다’, ‘포기했다’, ‘끝이 났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20년 동안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던 백성들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시기가 이르지 아니하였다’였습니다. 얼마나 그럴듯한 이유입니까? 마치 하나님의 때를 신뢰하며 신실하게 기다리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것은 이유가 아니라 핑계였습니다. 실패하는 자는 핑계를 찾고 성공하는 자는 방법을 찾는다고 하는데 딱 유다 백성들에게 맞는 말입니다.
백성들이 핑계만 대고 있던 그 시기에 하나님의 말씀이 선지자 학개에게 임합니다. 그 날이 6월 1일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 24일에 성전 건축이 재개됩니다. 20년 동안이나 멈추어 있던 공사가 말씀이 임하자 20일만에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20년 묵은 무기력증과 좌절감에 내린 하나님의 처방은 말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