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없는 불교는 불교가 아니다”…불교평론 방영준 박사 초청 열린논단?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제120회 열린논단이 ‘자비 없는 불교는 불교가 아니다’를 주제로 23일 오후 6시 불교평론 세미나실(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다.
발제는 성신여대 명예교수 방영준 박사가 맡는다.
주최측은 사전 초대글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재미있는 얘기 한마디 하겠습니다. 한문을 좀 아는 어떤 사람이 절에서 불자들이 ‘귀의불 양족존(歸依佛 兩足尊)’이라고 삼귀의례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부처님은 두 발 가진 사람들 중에 존귀한 분이니 귀의합니다’라고 그럴듯한 풀이를 했답니다.
재미있는 해석이긴 합니다만 본 뜻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스님들은 그저 웃었다고 합니다. 불교에서 부처님을 양족존이라 하는 것은 ‘지혜와 복덕를 구족한 분’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복덕(福德)이란 복은 받는 것이고 덕은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덕을 베풀고 복을 받는 일이 복덕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곧 자비의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허두에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은 불교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는 뜻에서입니다. 불교는 ‘귀의불 양족존’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지혜와 자비를 본질로 하는 종교입니다. 부처님의 인간적 종교적 특성도 지혜와 자비에 있습니다. 불교도가 추구하는 이상이 부처님이라 할 때 우리는 지혜와 자비를 구족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를 대승불교에서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이라는 말로 요약합니다. 지혜를 추구하는 상구보리와 함께 자비를 실천하는 하화중생의 삶이 불교도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불교도의 삶이 이 두 가지를 추구하고 실천하는데 부족함이 없는지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특히 자비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불교도의 삶은 아쉬움을 넘어 부끄러움이 넘칩니다. 왜 불교도는 이웃과 세상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데 소극적인가. 왜 불교도는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가. 왜 불교도에는 테레사수녀 같은 분이 없는가. 왜 불교도는…..
며칠 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지혜와 복덕을 구족한 성자인 부처님이 오신 날을 보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보내면서 우리는 과연 불교의 본질인 자비를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만약 우리의 자비행이 부처님이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원인을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자비란 과연 무엇이며, 왜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철학적 탐색도 필요합니다.
5월 논단에서 발제자 방영준교수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정년 퇴직 후 오랫동안 공을 들여 ‘자비의 불교학’이라는 주제의 연구를 해오셨습니다. 이제 그 원고가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출판에 앞서 열린논단 식구들에게 그동안 연구해온 자비의 철학과 이론과 실천의 문제를 미리 들려줄 예정입니다. 무척 기대되는 자리라 할 것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손잡고 오셔서 좋은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739-5781(불교평론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