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잇단 악재에 박지원 “다 끝났어요!”…이재명 침묵

2014년 5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박지원 전 국회의원

위기의 이재명, 초대형 ‘김은경 악재’에도 침묵만 지킬 수밖에 없는가? 박지원도 “교체하라!”는데, 제 발등 도끼로 찍는 자기부정이라 못하는 것인가?

‘환골탈태’. 혁신하라고 불렀건만 혁신의 도마에 올랐다. 혁신위원장 김은경이 거야 민주당에겐 초대형 악재다.

SNS에 김은경의 지난 여름 사건도 속출한다.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당시 “…외국어대 법대 교수였고, 보험법이 주다. ‘삼성 사냥꾼’으로 유명하고, 보험법 수업시간에 ‘보험 악용도 큰 문제인 것 아닌가?’ 질문했는데, ‘(웃으면서) 그거 좀 주면 어때요? 보험회사들 돈이 얼마나 많은데요! 호호호’ 하던 게 기억난다. 그때는 별 생각 없긴 했는데 황당했던 기억…”

이건 약과에 불과하다. 재미작가인 시누이 김지나씨의 고발 글이 도화선이었다. 글이 SNS에 올라, 결국 기성 언론들에까지 불이 붙었다.

’17년전 김은경 남편의 자살 배경에 부부 간 극심한 불화가 있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시아버지가 다수의 특허를 출원해가며 일군 회사를 가로챘다’는 게 요지다.

김은경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아들이 김지나의 폭로를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 막장 드라마에 피해자로 등장한 인물들, 김지나의 부모 및 오빠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김은경 빼고는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공방은 뜨거워도, 진실 확정은 힘들다는 말이다. 그러나 고발에 담긴 일부 내용은 ‘사실’들이다.

시부의 소방관련 특허 15건 보유 등도 말이다. ‘노인 폄하’ 발언의 여진은 크고 깊었다. 대한노인회에 사죄 발언을 하다 그만… “18년 간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다”는 대목에, “새빨간 거짓”이라는 반박이 나온 것이다.

“단 한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시부모는 18년 동안 김 위원장으로부터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으셨다.”(김지나)

선친과 오빠가 일군 회사를 김은경이 자기 동생 명의로 빼돌렸다고 했다. 확인 결과, 김지나의 선친은 실제로 특허만 15개를 보유한 발명가였다. 1997년부터 7년 간 소화전용 화재발신기 등 소방 특허를 집중적으로 출원해 총 13개가 특허청에 등록됐다. 부의금만 챙겨갔다는 폭로 역시 작년 12월 부고를 보면 신빙성이 높다.

김은경은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아들)는 발언을 소개하며 “되게 합리적”이라고 말해 벌집을 쑤셨다. 미국의 김지나는 국내 언론 통화에서 “글에 쓴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고 단언했다.

김은경측에서 반박한다면 자료를 공개하겠단다. 반면 장남은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할아버지는 고향에 가셨고, 저는 수시로 어머니와 함께 그곳에 찾아갔다”고 반박했다. 그는 “생전에 아버지가 운영했던 회사를 저희 어머니가 가로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연일 터져 나오는 막장 드라마에 민주당은 망연자실인가? 사실 확인이 필요하고, 여론의 추이도 보겠다는 뜻이 것이다. “개인사라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뭔가 입장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취임 100일 간담회, 박광온 원내대표)

휴가에서 복귀한 이재명 대표는 노인 비하 논란에만 짧게 언급했다.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받은 분들이 계시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자신의 책임론이나 김은경 사퇴에는 묵묵부답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앞서 혁신위원장 내정자 이내경씨 낙마에 이어 다시 중대한 인선 패착을 뒀기 때문일 거다.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 끊어야할 것을 끊지 못하면 화를 입는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복당 문제 때를 비롯, 자주 써먹는 단골 메뉴다. “홍준표는 자주 틀려도, 이 고사는 자주 맞는다”고 야유한 바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 노인 폄훼보다 더 지독한 가정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콩밭을 본 참새처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말했다. 이재명도 박지원도 말을 잘 한다. 자기부정 하는 거라서, 이재명은 말을 아꼈지만. 박지원의 “다 끝났어요” 한마디는 말 그대로 촌철이다. 박지원은 이어 “미안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잔인한 결정을 해라. 혁신위 업무를 정지시키든지 혁신위원장을 교체하는 길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머리 회전이 빠른 박지원이다. “내용의 진위는 모르겠지만 그 글을 봤는데 설득이 된단 말이에요. 내가 설득을 당하는 거에요”

이재명의 빠른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그는 방송에서 김은경의 교체 운운했다.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질문엔 “지금 김은경 위원장이 실패했다, 문제가 됐다고 해서 혁신을 중단하면 그건 죽는 조직”이라고 했다. 박지원의 ‘당단부단’ 촉구에 이재명이 자기부정의 칼을 휘두를까?

자신에게로도 부메랑처럼 되돌아올지 모르는데 말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총선은 앞으로도 8개월 남았다.” 박지원의 논법이다. 새 혁신위든 새 위원장이든 계속 쇄신해야 미래가 있단다. 혁신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닌가?

오히려 압권은 이 대목.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늘만 쳐다봐요. 이건 아니죠?” 천수답 짓는 농부처럼 처신해선 안된다는 거다. 맞는 말이다. 정치는 꿈틀거리는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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