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말 많은 세상 살며 드리는 기도

“샤보프스키의 말 한 마디 때문에 베를린 장벽이 순식간에 붕괴되고 독일은 통일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내뱉는 말이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기도 하고 들리는 말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인식하기도 합니다. 가슴에 품은 한 마디 말 덕분에 천국을 꿈꾸기도 하고 가슴에 박힌 한 마디 비수 때문에 지옥을 경험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입니다.” 사진은 1990년 10월 독일 재통일 후 베를린 장벽을 부수는 동독 주민들. 


시편 12편

주님, 도와주십시오. 믿을 만한 사람 찾기가 힘이 듭니다. 진실한 사람 찾아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들리는 말들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를 매번 체크해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칭찬에도 독과 질투의 냄새가 납니다. 립서비스를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지겹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보니 말빨이 좋아서 거짓을 정당화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활개를 칩니다.

홍수에 마실 물 없다고, 저마다가 하는 말들 속에 들을 말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진위여부와 상관 없이 자극적으로 말하기만 해도 이목이 집중되고 수익이 생기니, 그걸 동경하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이제는 그런 말들에 지치고 제 영혼이 병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펼쳐봅니다. 그런데 주님, 주님의 말씀이 이렇게 깨끗한지 몰랐습니다. 고온에서 정련하고 또 정련한 순도 높은 은과 같습니다. 마치 1급수를 떠서 마시는 것 같습니다. 마시면 마실수록 살 것 같습니다. 주님, 지금부터 영원까지, 말씀으로 우리를 지켜 주십시오.

이상은 시편 12편을 조금 각색해 본 것입니다.

세상은 언어가 지어낸 구조물입니다. 태초에 세상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은 바 되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세계를 만듭니다. 그래서 말이 통하면 가족보다 가까운 사람이 되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가족도 원수가 되곤 합니다.

샤보프스키의 말 한 마디 때문에 베를린 장벽이 순식간에 붕괴되고 독일은 통일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내뱉는 말이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기도 하고 들리는 말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인식하기도 합니다. 가슴에 품은 한 마디 말 덕분에 천국을 꿈꾸기도 하고 가슴에 박힌 한 마디 비수 때문에 지옥을 경험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은 순결함이여 흙 도가니에 일곱 번 단련한 은 같도다”(시 12:6)

하나님의 말씀에는 불순물이 섞여 있지 않습니다. 사람의 말은 칭찬 속에도 독소가 있어서 걸러 들어야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가슴에 담고 담아도, 마음에 새기고 새겨도 부작용이 없습니다.

오늘도 언플과 악플, 소문과 소란이 넘쳐나는 세상을 삽니다. 수 많은 말을 하고 또 말을 듣습니다. 하루의 처음에, 그리고 마무리에, 하나님의 음성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봅니다.

주님, 온갖 말이 난무하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말씀으로 우리를 지켜 주옵소서.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