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좌절 딛고 60대 중반 재도전 나선 ‘참살’ 윤명근 대표
한국에는 오뎅밖에 없던 1999년, 일본에서 귀국해 일본의 100년 넘는 가마보꼬의 기술로 한국 최초로 ‘가마보꼬’라는것을 대한민국 상품 ‘참살’이라는 이름으로 회사가 만들어졌다. 마치 고려시대 문익점이 붓뚜껑에 목화씨를 넣어온 심정으로 말이다.
신세계, 롯데, 현대, 갤러리아 등 백화점과 신라, 메리어트, 롯데 등 국내 최고급 호텔과 골프장 등에 판매하며 20년 넘게 단 한번도 매출이 하락하지 않고 꾸준하게 성장했다고 한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상황 속에 갑자기 불어온 대일본 관계가 반일감정으로 이어져 어려움이 시작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마보꼬 원료가 되는 생선을 해체하고 상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을 맡던 미얀마 공장이 내전으로 인해 올스톱 되는 기막히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악재는 몰려온다고 했던가. 전 세계를 공포로 휩싸이게 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순간에 모든 희망의 끈을 짤라내 버렸다. 이로 인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참살’에 더 이상의 바닥은 없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상황이 순식간에 회생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려지고 모든 판매처와 공장까지도 문을 닫고 어마어마한 손해를 감수하며 처분하게 되었다.
수년간의 칠흑 같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이대로 주저앉아 끝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윤명근 대표의 머리를 스쳐갔다. 아내를 설득하고 작은 창고 하나를 임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여코 수년간 중단되었던 ‘참살’ 가공을 위한 기계 가동을 조심스럽게 시작하였다.
지난 날의 작업량과는 비교될 수 없이 소규모 작업량이지만 참살이 만들어지는 기계의 움직임은 멈춘 것 같던 윤명근 대표의 심장에 피를 다시금 돌게하는 희망을 선물해 주었다.
60대 중반 재도전이라는 과제 앞에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할 것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살아온 인생이지만 새롭게 다시 일을 시작하는 윤 대표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윤 대표만이 할 수 있는 이 소중한 일에 사명을 갖고 전진해 주기를 바란다.
나를 위한 시작이기보다는 우리 모두를 위한 시작이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희망과 도전을 선물하는 ‘참살’ 윤명근 대표의 도전을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