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69] 모임을 예술로 만들려면
모임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 먼저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과 함께 과거의 추억을 돌이켜보는 것은 정서적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당시에 있었던 일들, 즉 추억을 공유하는 시간은 힐링(healing)의 시간이기도 하다.
때로는 당시에 몰랐던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단순히 뒷담화가 아니라 그 때 나누지 못했던 감정이나 사실 등에 대한 이야기다. 시간은 지났지만 적어도 오해가 있었다면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칭찬이라면 새로운 활력소를 얻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사정으로 잊고 지냈던 자신의 강점이나 매력을 다시 찾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모임에 참석한 이들에게 “그 때 내가 그랬어?” 등과 같이 다시 묻는 경우다. 겉으로는 놀라울 수도 있지만 내면에서는 절로 미소짓기도 한다.
서로에 대한 근황을 알 수 있다는 점도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혜택이다. 이른바 서로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주 보는 일이 없었다면 모임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공백기를 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때로는 새로운 연결점이 생겨나기도 한다.
다음으로 새롭게 접하는 것들도 있다. 많은 경우, 모임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쉽게 오가기 어려운 내용이기도 하다. 편안 사람들과의 모임이라면 표면적인 내용을 넘어 보다 심도깊은 이야기들도 오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모임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 중 하나다. 서로의 삶과, 하고 있는 일 그리고 만나왔던 사람들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관심도 다른 경우가 많다. 읽는 책도 다르고 만나는 사람들도 다르다. 여행을 했다면 여행지도 다르고 느낀 점도 다르다. 이런 만남은 짧은 시간일지라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혜택들이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혜택들을 서로가 얻기 위해서는 상호성이 있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거나 모임 내내 청취자의 모습을 지녀서는 곤란하다. 모임을 이해타산적으로 접근해서도 안된다.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의 저자인 프리야 파커는 모임에 들어서기 전의 나와 모임에서 나온 후의 나는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즉 모임을 통해 우리는 달라지고 달라진 만큼 자기 삶과 세상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모임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접근해보자. 어쩌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순간이 기억에 남고 의미있는 순간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