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선한 동기와 목적에 제동이 걸리는 까닭”

“만약 하나님이 다윗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하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윗은 한마리의 경주마가 되어서 옆도 뒤도 안돌아보고 오로지 성전 완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했을 것입니다. 공사는 다윗이 자기 손에 흙 묻혀가며 했을까요? 어마어마한 노동력이 동원되었을 것입니다.” 사진은 미켈란제로의 ‘다윗像’


역대상 29장

“내가 이미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힘을 다하여 준비하였나니“(대상 29:2)

하나님은 다윗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정말 성전 건축을 하지 않은걸까요? 사실상 성전은 솔로몬이 아니라 다윗이 지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다윗이 성전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지 설계부터 성전 기물 사용에 관한 규정, 성전 운영에 관한 모든 규정까지 다윗이 전부 다 마련했습니다. 역대상 마지막 부분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솔로몬이 한 것이라고는 단순히 건물을 올렸을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특히나 성전 봉사자들의 직무에 관한 규정들을 읽어보면 다윗의 머릿 속에서 성전은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는 그 많은 사람들의 직무를 그토록 상세히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다윗은 평생에 성전을 짓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였습니다. 그토록 성전을 짓고 싶어하는 다윗의 의지를 하나님이 꺾으셨다는 것입니다.

만약 하나님이 다윗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하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윗은 한마리의 경주마가 되어서 옆도 뒤도 안돌아보고 오로지 성전 완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했을 것입니다. 공사는 다윗이 자기 손에 흙 묻혀가며 했을까요? 어마어마한 노동력이 동원되었을 것입니다. 다른 일도 아니고 하나님의 전을 건축하는 일인데 다윗은 사력을 다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는 동안 나라 살림이나 백성들의 삶은 반토막 나지 않았을까요? 다윗이 손에 피를 많이 묻혔기 때문에 하나님은 성전 건축을 허락하지 않으신 것인데, 다윗 때에 성전 건축을 했다면 다윗은 또 다른 종류의 피를 손에 묻히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도 선한 의도와 선한 동기, 그리고 간절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간절함 때문에, 내가 가진 의도와 동기가 선하다는 것 때문에 오히려 시야가 좁아지기도 합니다. 의도와 동기가 선하다는 것 때문에 과정과 방법론에서 생기는 문제를 무마하거나 무시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 하나님을 위하자는 일인데’라는 말이 가지는 위험성을 하나님은 아시기에 때로는 선한 동기와 목적에서 시작한 일에도 제동을 거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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