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교회의 아름다움이 예배의 깊이를 보장하지 못해”

“다윗은 건물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입니다. 그가 일평생 하나님과 교제했던 장소는 누추한 텐트였습니다. 비록 누추하고 볼 품 없었지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1970년대 청계천 활빈교회 모습을 일본 노무라 사진작가가 촬영했다. 


“다윗은 건물보다 사람을 먼저 지어”

성경본문 역대상 22장

“다윗이 이르되 내 아들 솔로몬은 어리고 미숙하고 여호와를 위하여 건축할 성전은 극히 웅장하여 만국에 명성과 영광이 있게 하여야 할지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그것을 위하여 준비하리라 하고 다윗이 죽기 전에 많이 준비하였더라”(역대상 22장 5절)

모세와 다윗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일평생 소원을 끝내 못이루고 죽은 것입니다. 모세는 가나안 땅 한 번 못 밟아보고 죽었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성전 건축 못해보고 죽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모세와 다윗인데, 하나님께서 그들 평생의 기도제목을 들어주시는 시늉조차 하지 않으셨다면 내 기도제목 좀 안들어주신다고 너무 섭섭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성전 건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토라지거나 삐지지 않습니다. 비록 자기 손으로 성전을 짓지는 못하지만 아들이 그 성전을 잘 지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설계부터 성전 기물 사용에 관한 규정, 성전 운영에 관한 모든 규정까지 다윗이 전부 확립합니다.

특히 다윗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예배를 섬기는 사람들의 직무에 관한 내용을 다윗이 집대성합니다. 역대상 후반은 온통 그 내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역대상은 성전의 운영에 있어 마치 사람이 전부인 것처럼 성전 봉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건물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입니다. 그가 일평생 하나님과 교제했던 장소는 누추한 텐트였습니다. 비록 누추하고 볼 품 없었지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들 솔로몬이 지을 성전이 아무리 크고 화려하더라도, 성전의 아름다움이 예배의 깊이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다른 어떤 것보다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했던 것은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성전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교회도 건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성전 건축을 준비하는 다윗의 행적 전체가,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린도전서 3장 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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