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간을 봐서는 알 수 없는 맛’
*요한계시록 10-12장
“내가 천사에게 나아가 작은 두루마리를 달라 한즉 천사가 이르되 갖다 먹어버리라 네 배에는 쓰나 네 입에는 꿀같이 달리라”(계 10:9)
음식 중에는 첫 맛과 끝 맛이 다른 음식들이 있습니다. 그 풍미의 변화나 다채로움에 따라 어떤 음식은 값어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음식 뿐만이 아니라 메시지에도 그러한 맛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계시록 10장 9절은 단 맛과 쓴 맛을 다 가지고 있는 메시지에 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두 가지 맛입니다. 꿀 같이 달콤한 말씀이 있는가 하면 약처럼 쓰디 쓴 말씀도 있습니다. 똑같은 말씀인데 어떨 때는 썼다가 어떨 때는 달콤하기도 합니다.
요한이 환상 속에서 먹었던 두루마리의 말씀은 ‘겉달속쓴’이었습니다. 겉은 달콤하고 속은 쓴 것이죠. 약 중에 당의정이라고 있습니다. 반드시 먹어야 하는데 너무 써서 못 먹는 약은 겉을 달콤하게 만들어 당의정으로 복용합니다. 그것처럼 하나님께서도 꼭 먹어야 할 영의 양식을 당의정으로 만들어 주실 때가 있습니다.
귀로 들을 때는 은혜로운데 막상 살아내려고 하면 버거운 말씀이 있지 않나요? 내면 깊은 곳까지 들어와서 내 속에 있는 모든 것을 찔러 쪼개며 흔들어 깨울 때, 우리는 그것을 쓰다고 느낍니다.
들은 말씀을 행하고자 할 때 맛봐야 하는 인생의 쓴 맛도 있습니다. 내 안의 말씀 때문에 도저히 양심을 거스를 수 없어 손해를 보기도 하고, 쓰디 쓴 고배를 마시기도 합니다.
그렇게 단 맛이든 쓴 맛이든 자꾸 맛을 보다 보면 말씀의 진짜 맛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한국인이 김치맛을 알듯 말입니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시 34:8)
간을 보는 것과 맛을 아는 것은 다릅니다. 간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맛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간 보는게 아니라 꾸준히 맛봐야 합니다. 그러다 참 맛을 알게 되면 쓴 맛조차 즐기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을 매일 읽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입에 맞든 맞지 않든 매일 말씀의 맛을 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