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특강을 마치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이하 정구협회)에서 살림을 도맡아 하는 김태주 사무처장이 강연을 부탁하고 싶어도 연락할 길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가 나의 페이스북을 보고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구협회에서 마지막 한해를 되돌아 보면서 전국에 있는 정구 지도자들과 심판 그리고 정구협회 임원들과 동호인들 대상으로 강연해 줄 수 있느냐고 했다.
요즈음은 강연 요청을 할 때 미리 자기들이 필요한 강연 주제를 나에게 보내면서 거기에 맞는 강연을 부탁한다. 그동안 나는 정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이 종목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정구의 역사
1878년 영국인 리랜드가 일본에 테니스를 소개하였는데 1890년 도쿄 교육대학에서 이것을 변형하여 정구 특유의 부드러운 고무공을 개발, 창안하게 되었다. 1924년에 일본정구협회가 설립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45년 조선정구협회가 정식으로 결성되었으며, 1955년 경식과 연식정구협회가 분리되었다. 1956년에는 아시아경기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1975년부터 4년마다 세계선수권대회로 확대되어 개최되고 있다.
정구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최강을 자랑한다. 물론 서양과 유럽에서도 정구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서브에 강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기술이 턱 없이 부족해 아시아권 나라에 처지는 상황이다. 정구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나라가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한국이 세계 최강이다.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4 히로시마 대회를 시작으로 아시아경기마다 메달밭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금메달 7개를 모두 따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2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8개의 메달을 수집하는 성과를 거뒀다. 항저우 아시아경기는 내년 2023년 9월 개최된다.
정구협회에서 부탁한 12월 3일, 마침 스케쥴이 비어 있어서 전국에서 누구나 손쉽게 올 수 있도록 대전에서 열린 워크숍 행사에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주로 운동하던 분들이 많이 참석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강연을 부탁 받았다. 제목은 ‘현장 지도자생활과 은퇴 후 재능기부 그리고 열정’에 대해서였다. 전국적으로 강연을 많이 다녔지만 이번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강연하기도 처음이다.
50년의 야구인생을 통해 느꼈던 점들을 잘 풀어서 전달할 수 있는 주제인지라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심정으로 강연에 임했다. 나는 아래와 같은 소재를 강연에서 다뤘다.
1. 삼성라이온즈팀에서 방출당하고 미국에 지도자를 하기 위해 들어간 동기
2. 오바마 대통령 만난 이야기와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팀이 88년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이야기
3. 팬티 사건
4. 2014년 SK 와이번스팀에서 퇴임하고 라오스에 들어가게 된 동기
5. 인생 2막 라오스와 베트남에 야구 전파
6. 올해까지 야구한지 52년, 여기까지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던 동기는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이기 때문에 더 길게 할 수도 없어 1시간10분만에 강연을 끝냈다. 이날 강연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강연듣는 이들이 대부분 운동하던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나에게 궁금하고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지만 주어진 시간 때문에 질문을 받지 못하고 강연을 끝내야 했다.
야구하는 후배들에게 많은 강연은 했지만 같은 운동선수로서 종목이 다른 지도자들과 심판 그리고 협회 임원 및 회원들에게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같은 종목은 아니지만 같이 선수생활과 지도자를 해본 경험들이 있어서인지 무척 편안한 분위기였다.
이날 정구협회 스탭들과 임원 그리고 지도자들만 200명이 모였다. 1박 2일 동안 한해를 되돌아 보면서 워크숍을 하는데 첫날 마지막 시간에 내가 강연자로 초청받았다. 운동했던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니 편안한 마음으로 강연할 수 있었다. 또 마치고 함께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드렸다. 덕분에 정구라는 종목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관심도 생긴 좋은 강연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