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것들”

“장애, 비장애를 떠나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다. 뇌성마비인 나 홍현승이 원하는 것은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언어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 반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강강술래 <사진 문화재청>

지난 토요일 밤  8시경 1호선 전동차에 올라 휠체어에서 유튜브를 보면서 귀가하고 있었다.

신이문역 석계쪽부터 내 앞에 어떤 남자가 서서 악수하자는 제스처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눈을 피했다. 시선이 핸드폰에 갔지만 계속 시선이 느껴졌다. 이에 나는 마스크를 쓴 상태로 “왜? 뭐?” 하는 입모양으로 눈치를 줬다. 그런데도 그의 시선이 계속 내게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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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내가 통화하는 동안에도 내 핸드폰에 자신의 귀를 갖다댔다. 

나는 더 이상 참다 못해 소리를 질렀다.

이 장면을 처음부터 보고있던 아주머니가 “아니, 싫다는데 왜 그러시냐”고 “빨리 가라”면서 그 남자에게 뭐라 했다. “술 취한 거 같다”면서. 아주머니는 내게 “너 도와주려고 그러는 거”라고 했다. 

이제 장애를 지닌 내 얘기를 해야겠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조심해야 할 점은 과잉 친절과 과잉 도움, 당사자가 원치 않는 친절과 도움이다. 그것은 도움과 친절을 가장한 폭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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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가 소리를 쳐도, 처음 그 남자는 계속 나를 쳐다본다. 그래서 나는 또 소리를 질렀다. 아주머니도 “빨리 가라”고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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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머니한테 “나도 화낼 수 있다”면서 큰소리 치고 창동역에서 내렸다. 무안함에 표출한 화가 아닐까 싶다. 

술을 먹었다고,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고 그것이 정당화가 될 수 없다. 장애 당사자가 도움이 필요하면 대부분 당사자들이 도움을 요청한다.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다. 더 큰 도움은 당사자가 스스로 하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장애, 비장애를 떠나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다. 뇌성마비인 나 홍현승이 원하는 것은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언어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 반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

평소처럼 지나가는데 “안녕” 하며 마치 지나가는 아이에게 손짓하듯이 하는 행동, 동물원에서 신기한 동물을 보는 듯한 행동, 그런 것은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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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혹자는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이라고 할 지 몰라도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이 아니고, 사람 간의 에티켓, 바로 도덕이다. 너무나 상식이고, 기본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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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것이 침해돼 분노하며 글을 올리는 내가 어이없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나아졌다 생각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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