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디아나 존스:운명의 다이얼…”해리슨 포드 형아, 참 수고하셨어요”
영화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5편이자 최종 완결판이다. 이제 80세를 넘긴 해리슨 포드는 42년간 쫓고 쫓기는 ‘추격의 달인’ 고고학자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다. 1982년 1편 <레이더스> 한국 개봉 당시 10대 후반 관객이었던 필자는 이제 50대 후반 관객이 됐다. 최종 시리즈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메인 OST가 흐르자 마음이 울컥한다.
존스 박사는 도서관에 파묻혀 고대 문헌만 들이파는 문헌주의 인문 고고학을 역사의 현장을 탐구 탐색 탐험하며 ‘현장주의 고고학’으로 이끈 1인자. 그는 도굴꾼으로 오해 받으면서도 악당 도굴꾼과 맞서고 역사를 훔쳐 제 야망을 챙기려는 빌런들의 야욕을 좌절시킨다.
최종편엔 헬레니즘 시대 미적분개념을 창시한 고대 그리스 천문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등장한다. 아르키메데스(BC 287~212)는 침략해 오는 로마군대에 맞서기 위해 지구 위도와 경도를 계산하는 다이얼을 발명한다. 이 다이얼 기계는 역사 시간대의 틈을 파고 든다. 시간의 틈 사이를 뚫고 이동하면 타임머신이 된다. 위도 경도 계산기 ‘안티키메라’를 차지하기 위한 추격전이 150분간 펼쳐진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주된 배경으로 1969년 인디아나 박사가 기원전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와 대면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2000년 후의 고고학자가 시간대를 뚫고 2000년 전의 세계 최고 수학자를 상면하는 스토리텔링은 의미심장한다. 두 사람은 두 눈을 의심한다.
인디아나 시리즈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어드벤처물이다. 가족영화이며 성인 동화물이다. 고대 문자와 고대 언어를 해독할 줄 아는 영화사 최고의 고고학자 캐릭터를 구축했다.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대학서 은퇴한 늙은 남자는 무료하다. 아들은 베트남전에서 전사하고 이제 늙은 부부는 졸혼하려 한다. 존스 박사는 힘겨운 1969년을 떠나 차라리 BC 212년 시칠리아 섬 아르키메데스 선생님 곁에 남으려 발버둥친다. 결국 시간의 질서에 순응한다. 시간을 거슬리려한 시도는 시도대로, 과거로 말미암은 현재를 인정하며 받아들인다. 그것이 늙어가는 인간의 자세란 것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