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9/26] “엔·위안화 급락, 아시아 금융위기 재연 우려”

1. 중국 ‘반도체 숙청’, 라이온펀드 총책임자 조사
– 중국의 국가 반도체 산업 투자에 사실상 ‘올인’했던 광둥성 선전 소재 라이온펀드의 당 서기 겸 총책임자인 아오청원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차이신 등 중국 매체들이 26일 보도.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 새 막대한 지원을 했던 반도체 산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관련 분야의 책임자들을 대거 처벌하고 있음.
– 아오청원은 광둥성 선전시 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음. 심각한 규율 및 법률 위반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구체적인 범법 행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음. 2003년 12월 설립된 라이온 펀드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승인을 받은 국가 공적자금관리회사 중 하나.
– 라이온펀드의 운용 자금은 2018년 말 3억8천만위안(약 76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 말 66억9천700만위안(약 1조3천300억원), 2021년 말 327억7천600만위안(약 6조5천200억원)으로 커졌으며, 운용 자금 대부분이 중국 국가 반도체 산업에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음. 그러나 올해 상반기 라이온펀드의 당기순이익은 1억2천800만위안(약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2.3% 감소.
– 이에 앞서 중국 당국은 국가 반도체 펀드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일명 대기금) 운용을 전담하는 화신투자관리의 류양 총경리, 두양 전 총감, 양정판 부총경리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음. 여기에 반도체 등 중국의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현직 장관인 샤오야칭 공업정보화부장이 비위 의혹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음.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30% 수준인 자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최근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반도체 굴기’를 추진했지만, 부패와 비효율 문제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사정 작업에 나섰음.

2. 북중 화물열차 150일만에 운행 재개
–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운행하는 북중 화물열차가 26일 운행을 재개. 이날 짙은 안개가 깔린 가운데 오전 7시 43분께(현지 시간) 10여량의 화차에 물자를 적재한 화물열차가 단둥에서 출발, 중조우의교를 건너 신의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은 중단된 지 150일 만.
– 중국의 한 소식통은 “단둥과 북한의 코로나19가 진정돼 화물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며 “하루 1∼2차례 운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음. 통상 신의주에서 화차가 빈 채 들어와 물자를 싣고가던 것과 달리 이날은 단둥에서 먼저 화물열차가 신의주로 넘어갔음. 단둥의 소식통은 “단둥의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럽게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화물을 실어놓고 북한으로 가지 못했던 열차가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
– 북중 화물열차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2020년 8월께 운행을 중단했다가 지난 1월 16일 운행을 재개.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단둥이 도시를 전면 봉쇄하면서 지난 4월 29일 다시 멈췄음. 단둥에서는 7월 18일부터 70일째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 5월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운행 재개가 늦어졌음.
– 해상교역에만 의존해 물자 부족을 겪어온 북한은 지난 8월 10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뒤 중국에 지속해서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요청해왔음.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은 북한 국경 봉쇄와 화물열차 운행 중단, 코로나19 확산과 도시 봉쇄 등으로 큰 경제적 충격을 받은 바 있음.

엔·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 한 때 달러당 145을 돌파했다. <사진=EPA/연합뉴스>

3. “엔·위안화 급락, 아시아 금융위기 재연 우려”
–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 속에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의 급락으로 1997년처럼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진단. 한국 원화도 필리핀 페소화와 더불어 아시아 각국 통화 중 가장 취약한 통화로 꼽혔음.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한 반면, 일본·중국 중앙은행은 초저금리를 유지하거나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시행하면서 달러 대비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음.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달러 환율은 24.922%, 중국 역내 기준 위안/달러 환율은 12.151% 각각 뛰어올랐음.
– 엔화·위안화 약세는 달러 강세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외환보유고를 쏟아붓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 이는 양국이 아시아 경제·무역에서 차지하는 위상 때문. 중국은 지난 13년간 동남아 국가들의 최대 교역 파트너였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은 주요한 자본·신용 수출국.
–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 급락으로 글로벌 펀드들이 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자금을 회수해 대량 자본 이탈로 이어질 경우 진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 이런 위기가 아니더라도 각국간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와 수요·소비자 신뢰의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촉발될 수 있음.
– 일본 미즈호은행 관계자는 “위안화와 엔화 약세는 아시아 무역·투자와 관련해 통화가치를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며 “우리는 어떤 면에서 세계적인 금융위기 수준의 스트레스를 향해 가고 있는데 이런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

4. 일본 아베 전 총리 국장에 G7 정상 불참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에 일본 외 주요 7개국(G7) 정상이 모두 불참할 전망. 26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애초 참석 의사를 밝혔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허리케인 피해 대응을 이유로 참석을 취소. 트뤼도 총리는 G7 정상 가운데 이번 국장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기로 한 유일한 인물이었음.
– 이로써 국장을 계기로 한 기시다 총리와 G7 정상과의 양자 회담은 물 건너갔음. 기시다 총리는 많은 외국 중요 인사가 일본에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베 전 총리가 길러온 외교적 유산을 우리나라가 확실하게 이어받고 발전시킨다는 의사를 안팎에 보여주고, 상대국이 우리나라에 표명한 경의에 제대로 응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음.
– G7 정상들의 불참으로 ‘조문 외교’를 활용하겠다는 기시다 정권의 구상에 힘이 빠지는 양상.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국장에 미국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보내고 영국은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부 장관이 아시아 순방을 겸해 참석. 프랑스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독일은 크리스티안 불프 전 대통령, 이탈리아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메사 대학·연구장관을 각각 파견.
– 이로써 일본 내 국장 반대 여론은 한층 높아졌음. 일본 주요 통신·신문·방송사가 단독 혹은 제휴사 등과 함께 각각 실시한 8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달 파악된 국장 반대 여론은 올해 7월 말 혹은 8월보다 모두 높아졌음. 법적인 근거가 불명확함에도 국장을 강행해 양심의 자유나 정교분리의 원칙 등 헌법을 위반한다는 논란도 만만치 않음.
– 결국 일본 정부는 조기 게양 등의 방식으로 조의를 표명하도록 관계 기관에 요청하는 방안을 각의에서 다루려다가 보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과 집권 자민당의 유착 의혹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도 증폭. 아베 전 총리 살해범이 ‘어머니가 가정연합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면서 아베 전 총리가 가정연합의 행사에 동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기 때문.

5. 인도네시아 대법원 뇌물 스캔들, 현직 대법관 체포
–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가 현직 대법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하면서 이번 사건이 대법원 부패 스캔들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음. 25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KPK는 지난 23일 인티다나 저축대부협동조합의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드라자드 디미야티 대법관을 체포했다고 밝혔음.
– KPK는 파산 위기에 처했던 인티다나 저축대부협동조합이 대법원 판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약 22억 루피아(약 2억700만원)의 뇌물을 디미야티 대법관을 비롯해 6명의 대법원 관계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음. 실제로 디미야티 대법관은 이번 사건의 배심 판사 중 한 명이었으며, 대법원은 인티다나 조합에 유리한 방향으로 고등법원 판결을 뒤집었음.
– 피를리 바후리 KPK 위원장은 “최근 피의자들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으며, 한 대법원 직원의 집에서는 14만8천 싱가포르달러(약 1억4천700만원)의 현금이 발견되기도 했다”라고 밝혔음. 이와 관련 대법원은 디미야티 대법관을 정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음. 일각에서는 인티다나 저축대부협동조합 판결에 참여한 모든 대법관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음.
– 대법원의 전반적인 부패 스캔들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음. 인도네시아 반부패학회는 KPK에 이번 사건 외에도 대법관 채용 비리 의혹 등 대법원 내 다양한 의혹들이 있다며 이런 사건들도 수사해 달라고 요청. 인도네시아 최고입법기관인 국민평의회(MPR)의 밤방 수사트요 의장은 “‘법원 마피아’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KPK의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음.

6. 키르기스-타지크, ‘100명 사망’ 접경지 분쟁 중단 합의
– 최근 접경지역 무력 충돌로 1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양국이 재발 방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 보도에 따르면 키르기스와 타지크 양측 국가안보위원회 수장은 이날 접경지역에 있는 키질-벨 검문소에서 만나 접경지 무력 분쟁 중단에 관한 협약을 체결.
– 사이무민 야티모프 타지크 국가안보위원장은 “우리는 접경지에서 분쟁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며 “양측이 협정을 엄격히 지킨다면 접경지역 평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음. 캄치벡 타시예프 키르기스 부총리 겸 국가안보위원장 역시 “양측이 엄격히 규정을 준수하길 바란다”며 “키르기스 당국은 무력 충돌로 대피했던 바트켄 지역 주민 등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음.
– 앞서 지난 14∼17일 키르기스 서남부 바트켄주와 타지크 북부 수그드주가 접하는 국경 지역에서 양측 국경수비대가 박격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교전을 벌였음. 당시 분쟁이 심화하자 접경지 위험지역에 사는 키르기스 주민 13만7천여 명이 대피에 나섰음. 타스통신에 따르면 타지크 측은 이 교전으로 자국민 4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음. 키르기스 당국 또한 이번 무력 충돌로 자국민 5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
– 키르기스 서남부와 타지크 북부 국경 지역에서는 소련 붕괴 이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국경선 때문에 양측 주민과 군인들 간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음. 작년 4월에도 키르기스 바트켄주와 타지크 수그드주 접경지대에서 양국 국인들 간 교전이 발생해 50명 이상이 숨지고 280여 명이 다친 바 있음.

7. 이란 반정부 시위, 각계각층 동참 확산
–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의문사하면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각계각층의 동참 속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음. 이란 시위는 의문사와 복장 자유 문제를 넘어 이란 지도부의 부패와 정치탄압, 경제위기의 책임을 묻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변모하는 모양새.
–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이란에서는 80여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음. 목격자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해진 시위 현장을 보면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고, 테헤란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경찰이 최루탄을 던지고 창문을 향해 사격.
– 전날 이란 국영 TV는 이달 17일 시위 이래 최소 35명이 숨졌다고 보도. 하지만 이날 전국적인 유혈사태로 시위대와 치안당국 양측에서 사망자가 급증했을 가능성이 있음. 민중 시위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 조사를 받다 지난 16일 숨지면서 시작됐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는 곳곳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이슬람 공화국의 신정 통치를 끝내자는 구호가 나오고 있음.
– 이란 반정부 시위가 200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전개되고 있지만, 정부는 강경 진압 기조를 유지 중. 앞서 2009년 부정선거 의혹, 2017년 경제정책 실패, 2019년 유가 인상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에도 정부는 보안군을 보내 과격 진압한 바 있음.
– 거듭된 개혁·개방 실패로 정치적·경제적으로 위기를 느낀 이란 국민이 히잡 사건을 계기로 보수 성향의 라이시 대통령을 위시한 이란의 지도자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 NYT도 이번 시위가 이란 공화국 건국 후 처음으로 테헤란 거주 부유층과 시장 상인 등 노동계급, 쿠르드족과 투르크족, 기타 소수민족 등 계층과 지역, 민족을 망라한 전방위적인 동참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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