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다니엘이 거부한 식탁’···”시류 편승 앞서 분별의 지혜를”
성경본문 다니엘 1-4장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도록 환관장에게 구하니”(단 1:8)
다니엘과 친구들은 바벨론의 황실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곳에서 바벨론의 학문과 언어를 배웁니다. 바벨론의 학문이란 주로 신학을 말합니다. 그들은 바벨론의 신학교에 입학한 셈입니다.
영매술, 점성술, 해몽법, 금신상 제조학, 벨 예배학개론 등과 같은 과목을 수강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내키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다니엘과 세 친구는 등교 거부나 수업 거부를 했을까요? 특이하게도 그들인 했던 것은 급식 거부였습니다.
외국인이 청국장을 먹거나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서 ‘시원하다’고 말하면 우리는 한국사람 다 됐다고 말해줍니다. 음식이란 그런 것입니다. 영양분 섭취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먹는 행위입니다.
에덴동산에서의 첫 범죄는 먹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졌고, 에서가 야곱에게 장자권을 매도한 사건의 중심에도 먹거리가 있었습니다. 레위기에서는 먹거리와 거룩을 연결시키며, 예수님을 기념하는 성찬식도 먹는 의식입니다. 먹는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근원적이고 본질적이며 영적인 일인지도 모릅니다.
국내 식품, 외식 시장 규모는 매년 조 단위로 성장하고 있으며, 곡물과 육류는 원유와 천연가스, 금속류에 버금가는 세계 경제의 거대한 축입니다.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는가는 인류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가 되었습니다.
온갖 먹방과 맛집 컨텐츠, 음식 사진으로 넘쳐나는 이 시대의 분위기는 ‘왕의 음식’이 차려진 또 다른 식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니엘 시대와는 다른 기준과 원칙이 우리에게 필요하겠지만 다니엘이 왕의 음식을 대했던 태도와 신중함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시류에 편승하기에 앞서 분별하는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