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BA.4, BA.5의 감염 예방과 2차 개량백신

“국내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BA.5의 감염 예방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미국처럼 BA.5 변이용 2차 개량백신 개발을 기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크다. 이번 6차 유행 확산세가 꺾였다는 관측이 나오기는 해도 10-11월에 7차 유행이 올 수 있고, 다음 재유행을 이끌 변이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일지 아닐지를 예상하기 어렵다. 오미크론과 다른 변이의 출현 가능성도 있다.” <이미지 사이언스타임즈>

현재 코로나19 개량 백신은 두 가지 분류로 나눠진다. 즉,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를 동시에 막을 1차 개량 백신과 면역 회피성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4와 BA.5에 효과적인 2차 개량 백신 등이다. 2차 개량 백신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두 종류의 개량 백신이 짧은 시차를 두고 공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더나가 신청 서류와 함께 제출한 임상 데이터에는 BA.1용 개량 백신의 중후반 단계 임상 데이터가 포함됐다. 해당 백신의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성인이다.

유럽은 오미크론 변이(BA.1)를 겨냥한 1차 개량백신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건너뛰고 오미크론의 하위변이 BA.5를 겨냥한 2차 개량백신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화이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오미크론 하위변이 BA.4와 BA.5까지 겨냥한 2차 백신에 대한 사용 승인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활용한 전 국민 대상 4차 접종을 10월 중에 실시할 전망이다. 이는 BA.4와 BA.5 변이 감염 비중이 90% 이상인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BA.5의 감염 예방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미국처럼 BA.5 변이용 2차 개량백신 개발을 기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크다. 이번 6차 유행 확산세가 꺾였다는 관측이 나오기는 해도 10-11월에 7차 유행이 올 수 있고, 다음 재유행을 이끌 변이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일지 아닐지를 예상하기 어렵다. 오미크론과 다른 변이의 출현 가능성도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9월부터 해당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전 세계가 올가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한 ‘개량 백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과 유럽은 겨울철 재유행을 대비해 신속히 1차 개량 백신을 추가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은 지난 8월 15일 모더나의 개량 백신을 성인 대상 추가접종용으로 전 세계 최초로 승인했으며, 유럽연합, 미국, 호주 등은 개량백신을 승인한 상태다.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개량 백신을 조기 도입한다는 전제에서 다음 주 접종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개량 백신 허가는 이르면 9월 초, 늦어도 9월 말쯤이면 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코로나19 백신 수급·관리 실태’를 올해 하반기 감사 대상에 올렸다. 미국·영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첫 백신 접종 시기가 늦은 이유와 유효기간·폐기량 등 관리상 문제를 감사한다.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등은 2020년 12월-2021년 1월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한국은 2021년 2월에야 의료진과 요양병원 및 시설의 종사자와 입소자 접종을 시작했으며, 일반 대상 접종은 같은 해 4월에 65세 이상 고령층부터 시작해 대상 연령대를 차츰 낮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월 24일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60세 이상 연령층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4차 접종을 지금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한림대 의대 교수)은 “60세 이상 연령층에서의 3차 접종은 94%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4차 접종률은 47%에 머물고 있다”며 “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90%가 60세 이상에서 나오는 것을 감안해 조속히 접종해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지금 접종을 받으면 올겨울 재유행까지는 면역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기석 위원장은 “개량백신도 임상시험은 거쳤지만 그래도 새로운 백신이므로 현재의 4차 백신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도 증명됐다”고 말했다. 또 “백신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안전하다”며 “특히 전에 맞았던 백신과 동일한 백신을 다시 접종 받았을 때 큰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정부의 권고사항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은 개량백신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4차 접종을 받으라는 것이다. 정부는 처음으로 4차 접종자를 포함해 ‘예방접종력별 연령표준화 사망률’을 조사했다. 지난 8월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6월 3주차 기준 60대 이상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예방접종 차이에 따른 연령표준화 사망률을 집계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00만인 일당 사망률(100만명 중 하루에 사망하는 사람)은 △미접종군 2.7명 △2차 접종군 0.5명 △3차 접종군 0.4명 △4차 접종군 0.1명으로 나타났다.

즉, 4차 접종자 100만명 중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지는 사람은 하루 0.1명에 불과하지만 3차 접종자는 이 수치의 4배인 하루 0.4명이 사망했고, 2차 접종자의 코로나 사망자는 4차 접종자의 5배, 미접종자는 4차 접종자의 27배에 달했다. 결국 4차 접종을 할 경우 3차 접종자보다 사망 위험이 75% 감소하며, 2차 접종자보다는 사망률이 80% 감소하고, 미접종자보다는 96.3%나 줄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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