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①]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 2월 셋째 주 4.9%에서 한달 새 41.4%로 급증

코로나 바이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 3명 중 1명은 발병 후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치료 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도 무서운 일이지만, 회복이 된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되는 다양한 후유증이 존재한다. 완치 후 1년 뒤까지 한 번이라고 후유증을 경험한 사람이 87%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에 코로나19는 앓고 지나갔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완치 이후에도 증상이 장기화하는 현상을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post-COVID syndrome)’ 또는 ‘롱 코비드(long COVID)’라고 규정했다. CDC는 4주 이상 건강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과(因果) 관계가 아직 밝혀진 게 많지 않다.

코로나 후유증은 호흡기뿐 아니라 다양한 신체 기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즉 두통, 기침, 가슴이나 복부 통증, 만성피로, 운동 후 피로감, 관절통, 근육통, 미각 상실, 후각 상실, 폐와 심장의 기능 장애, 불면증, 어지럼증, 사고력이나 집중력 저하, 감정 기복 등의 증상이 보고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증상과 코로나와의 인과성이 확실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에 감염됐던 많은 환자들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 오미크론 유행을 당초 3월 12-22일 사이 정점에 달한 뒤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확진자 수가 예측을 뛰어넘는 60만명대에 달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스텔스 오미크론(Stealth Omicron)’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스텔스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월 25일 3만1885명까지 줄어들었던 신규 확진자가 3월 14일에는 17만814명으로 5.4배가 됐다.

오미크론 변이의 한 종류인 스텔스 오미크론은 2021년 11월 모습을 드러냈다. 스텔스 오미크론(BA.2)은 한동안 PCR검사(유전자 증폭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잘 구분이 되지 않아 ‘스텔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염력은 기존 오미크론(BA.1)보다 30-50%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은 2월 셋째 주 4.9%였으나 3월 2주에는 26.3%로, 3주에는 41.4%로 높아졌다.

요즘 국내 코로나 확진자·위중증 환자·사망자 수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 지난 3월 17일 새 확진자가 62만여명, 사망자가 429명으로 폭증했다. 방역 당국은 전날 또는 최근 누락분을 추가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16-17일 이틀간 확진자는 100만명이 넘고, 사망자는 600명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3주 동안 하루 사망자가 400-500명대에 달하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구간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11일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181만명이었는데, 우리나라가 그중 21%인 38만여명이었다. 한국이 가장 성공한 방역 모범국이라고 여겨왔는데 이젠 세계가 주시하는 코로나 위험국이 됐다. 방역 당국은 지난 1월엔 3만명, 2월 25일엔 25만명, 그리고 3월 11일엔 주간 평균 하루 37만명에서 정점을 맞을 것이라고 했지만 바로 그날 확진자가 38만명을 넘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상당기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민에게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대신 “오미크론은 독성이 약하다” “조만간 정점에 도달한다” 등 희망 메시지를 주고 있다. 그리고 낙관적 전망을 토대로 방역 해제와 거리 두기 완화에 나서고 있다. 확진자 추세가 세계 1위인데 각자 알아서 감염되지 말라며 방역에서 손을 놔버린 상황이다. 현재 재택 치료자가 200만명을 넘었으며, 이들은 ‘재택 방치’ 상태에 가깝다. 또한 확진자 급증으로 해열제, 감기약 등을 약국에서 구하기 어렵다.

코로나 확진자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정부가 또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를 발표하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3월 18일 “코로나 환자들의 적절한 치료를 위한 의료 기관 이송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무더기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방역 완화를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도입한 방역 패스를 3월1일부터 전면 중단하고 사적 모임 제한을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방역을 완화하더라도 최소한 다른 주요국처럼 정점을 확인한 후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누적 코로나19 확진자가 4억4000만명이 넘으며, 우리나라도 최근 환자가 급증해 국내 누적 확진자가 9,936,540명(3월22일0시 기준), 인구 대비 19.2%로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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