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그래도 이렇게’ 박노해

함께 걷다

붉게 물든 낙엽을 밟으며

내일이면 흰 서리를 밟을 것을 생각하지만

그 뒤에 눈길이 올 것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미소 지으며 걷는 것은

지금 나에게는 대지를 걷는 두 발이 있고

불볕의 길과 비바람 속을 걸어온 날들이 있고

서리건 얼음이건 함께 걸어갈 그대가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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