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청눌淸訥-법조인·교육자 정성진’ 장재선

잔잔히 흐르는 시냇물에 놓인 징검다리처럼, “멀리서도 보이는 산을 우러르며
낮은 길에서 오래 머물렀다”

맑게 더듬거리는 시냇물을 아꼈고
그 물을 보듬어 안는 바다를 좋아했다
멀리서도 보이는 산을 우러르며
낮은 길에서 오래 머물렀다

법 마을에서는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사람 사이 수평을 찾고자 했으며
학교 동네에서는
뒤에 오는 이들 손에 쥐어 줄
따스한 뭔가가 있었으면 했다

길에서 물러나 스스로를 지킬 때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으나
사람들이 부르면
모른 척 하지 못했다.

마을과 마을의 경계를 넘어
두루 겪은 기쁨과 슬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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