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모스크바 국제회의 참석, “인정 받느냐 못 받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아시아엔 해외필진 기고문의 한글번역본과 원문을 함께 게재합니다.
[아시아엔=아시라프 달리 <아시아엔> 아랍어판 편집장, 아시아기자협회 회장] 우선, 탈레반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자.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평화국가를 침범한 침략세력으로서의 탈레반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 대신 국제정치와 전쟁 탓에 자신의 고국에서 힘을 부단히 키울 수밖에 없었던 하나의 움직임에 대해 생각해 보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사에서 과거의 적이 현재 우방이 된 사례를 우리는 무수히 목격한다. 유럽연합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제 전쟁은 소셜미디어, 축구 팬, 그리고 거대 기업들로 제한되었다. 우리가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관찰하는 소규모 전쟁들은 일부 지도자, 국가, 민족이 역사적 증오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과거의 거울에 비친 ‘검은 성찰’일 뿐이다.
지난 여름부터 올 가을까지 아프가니스탄의 들판을 뒤덮은 것은 야생열매와 함께 잘 무장한 야생 탈레반이었다. 이 ‘새로운 과일’은 독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국제사회의 인증을 받기 위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주 탈레반은 과거 적대관계에 있던 소련의 중심부 크렘린을 방문했는데, 정치가 얼마나 극적으로 움직이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러시아는 미국이 지난 20년간 재배해온 과실을 대신 수확하고 있다.
이제 상황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탈레반이 참석한 이번 모스크바 정상회의에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은 물론 중앙아시아 5개국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는 ‘탈레반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그걸로 모든 게 정리되는 것일까? 2021년 현재 탈레반이 이끄는 정부가 기능하고 번영하기 위해선 미국의 인정이 필요한 게 아닐까?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4월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9.11 테러를 자행한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오사마 빈 라덴에게 맞서 정의를 실현하며,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 우리는 철수한다.”
20년이란 세월은 수십년간의 전쟁을 치른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고, 이 가난한 나라 아프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프간 지역에서 미국이 자신의 역할과 목표가 담긴 의제를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 같은 주변 강대국들이 탈레반을 인정하겠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의 집단안보뿐 아니라 개별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지는 제안이다. 실용주의 중국은 두 가지, 즉 아프가니스탄의 광물 자원과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일환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다리와 도로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
한편 러시아는 탈레반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이슬람국가를 목표로 테러를 일삼는 무장세력들의 피난처가 돼선 안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고립된 탈레반은 대규모 일자리를 갖고 들어오려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러시아는 경제측면에선 영향력이 불투명한 까닭에, 지난 수개월 동안 외교력을 통해 아프간의 새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파키스탄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탈레반 운동이 이슬람 종교적 색채가 짙은 파키스탄의 학교에서 발생했으며, 파키스탄 정부는 오랫동안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반면 이슬람 세계의 지도력을 추구하는 터키는 영향력 확장과 이란을 통해 들어오는 아프간 난민 유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도 입장 또한 차이가 있다. 인도의 외교 엘리트들은 그동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탈레반 치하에 두는 것에 불만을 표출해 왔다. 탈레반이 수십년 동안 파키스탄 군대의 훈련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파키스탄과 손잡고 인도에 대한 지하디 테러를 자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번역 이주형 기자>
To be recognized or not to be recognized, that’s the question for Taliban
by Ashraf Aboul-Yazid
First of all, we are not talking about Taliban as an intruding force that invaded a peaceful country like Afghanistan, this is not true. We have a movement that grew in their homeland, affected by global politics and wars, to have become what they are; a radical movement in power.
In modern history, after WWII, we witnessed how historical enemies became modern friends, the European Union was a landmark on this path. Wars became restricted to social media, football fans and business giants. Small wars we observe in Asia and the rest of the world are only black reflections on the mirrors of past, where some leaders, states and peoples could not take themselves out of the frame of historical hatred.
From last summer to this autumn, not only wild berries grew but it was the wild Taliban, as well, covering the whole Afghani fields with their armed branches! The new fruits try hard to show they are not poisonous. Giving peaceful message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seeking its recognition.
In the heart of their historical enemy, the Soviet Union, Taliban visited the Kremlin this week, what a dramatic move on the chess board of politics. Moscow is harvesting what the United States had grown for two decades.
Now it looks like things are heading that way.
The Moscow Summit with Taliban that was attended by China, India and Pakistan, as well as all five Central Asian republics. It was a clear message to US, which continues to maintain that the Taliban can’t be trusted. But does it matter? In 2021 does a Taliban-led government even need American recognition to function and thrive? It was also noted that President Biden said in April: “The United States did what we went to do in Afghanistan: to get the terrorists who attacked us on 9/11 and to deliver justice to Osama Bin Laden, and to degrade the terrorist threat to keep Afghanistan from becoming a base from which attacks could be continued against the United States. We achieved those objectives. That’s why we went.”
Twenty years were more than enough to get such targets, while the whole world was thinking in another way; to bring peace and prosperity to this poor country after decades of wars.
With the absence of US agenda, a new agenda is raised. Regional powers like Russia and China have suggested they’ll recognize the Taliban, provided that the group safeguards their respective interests. Pragmatic China wants two things: access to Afghanistan’s mineral wealth, and an opportunity to build bridges and roads across the country as part of its vision to crisscross Asia with Chinese infrastructure, as a continuous plan for its Silk Road Belt. On the other side, Russia wants to ensure the Taliban don’t give safe haven to militants targeting Russia and the Muslim-majority former Soviet republics in Central Asia.
The currently isolated Taliban will surely need the investment of Chinese companies, with their jobs promised. And while it’s unclear how much economic influence Russia has on the ground, Moscow has emerged as the key power-broker in recent months, suggesting it does have diplomatic clout as it tries to maintain good relations with the new government in Kabul.
For Pakistan, it is totally different; Taliban movement was born in the religious Pakistani schools, and the country’s government has long enjoyed close ties with the Taliban, while Turkey – seeking an Islamic world leadership – is willing to expand its influence in Muslim-majority countries, and stop an influx of Afghan refugees arriving via Iran. In India, there is a little bit different situation. For long, India’s foreign-policy elite grumbled about the dangers of the United States leaving Afghanistan at the mercy of the Taliban, so assiduously nurtured over the decades by the Pakistan Army. The Taliban-controlled Afghanistan would once again become Pakistan’s partner in promoting jihadi terrorism against India.
Great insightful article by reporter Ashraf Aboul-Yazid. It has clearly written the reality of the current Taliban reg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