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대로 알려면 이곳만은 꼭 찾아야

베이징 자금성. 스모그가 낀 날이 많다. 

‘동북아제한적핵비확산회의’(NEALNPC)의 일환으로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정부 대표단이 아니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가진 전문가들은 여행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베이징의 자금성을 보면서도 일일이 줄을 서지 않고 꼭 보아야 할 것은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만리장성을 보는데 공안 안내를 받으며 올라가니 다들 놀랬다.

만리장성은 진秦에 시작하여 주로 명明에 건설되었다. 동으로 산해관山海關에서 시작하여 서로 가욕관嘉峪關에 이르는 2600km에 이른다. 관광객은 닉슨이 섰던 팔달령八達嶺에 주로 안내된다. 한족漢族이 선비, 유연, 돌궐, 몽고 등 유목민족으로부터 자기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투했는지를 말해준다.

서안西安은 당唐의 장안長安이며 한漢의 낙양洛陽도 인근에 있다. 서안에는 유적이 많다. 현장법사玄獎法師가 서역에서 불교를 수입하던 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우리말에 ‘장안의 화제’라는 말이 여기서 왔다.

중국의 현재는 베이징을 보아야 한다. 자금성紫禁城은 명明에 이루어져 청淸과 중화민국, 중화인민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수도다. 자금성에 비해 중국 사신들이 경복궁을 남산 밑의 일개 와옥瓦屋이라 할 만하다. 원명원圓明園은 1901년 북청사변에 8개국 연합군에 약탈당한 곳인데 청나라 황실의 전통복식을 볼 수 있다.

중국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상해上海를 보아야 한다. 크기와 번성하기로는 뉴욕, 파리에 지지 않는다. 현재 중국 GDP가 미국 다음 간다는 것을 실감케 해준다.

중국의 실상을 알기 위해서는 몇 개의 도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중소도시를 가보야 한다. 특히 농촌을 보아야 한다. 여행하는 도중 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많이 낙후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의 1950년대였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만주국의 수도 봉천奉天을 보아야 한다. 지금 심양沈陽이다. 청이 팔기병八旗兵으로 중국을 정복한 비밀을 알 수 있다. 강희康熙, 옹정擁正, 건륭乾隆은 중국 사상 드문 치세였다. 중국 문물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북경의 고궁박물관과 타이페이(대북, 臺北)의 고궁박물관을 같이 보아야 한다.

중국 정보본부장의 초청으로 서안을 가다 웨이하(위하, 渭河)를 지났다. 왕유王維의 ‘송원이사지안서'(宋元二使之安西)란 시가 생각났다.

渭 城 朝 雨 浥 輕 塵
客 舍 淸 淸 柳 色 新
勸 君 更 進 一 盃 酒
西 出 陽 關 無 故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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