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가 물었다 “최악의 대선후보는?”
오래 전 홀로 배낭 하나 짊어지고 한달 간 중국의 여러 명승지를 둘러보았다. 베이징에서 ‘칭창(靑藏)열차’를 탔다. 히말라야고원을 넘어 티베트 라사(拉薩)에 머물렀다. 그리고는 네팔로 날아가 여러 풍속을 살필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도로 들어가 불교성지를 두루두루 관람했다. 뉴델리의 ‘간디 화장터’인 ‘라지가트’라는 곳을 찾았다. 그 곳 추모공원 기념석에는 간디가 말한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일곱 가지 악덕’(Seven Blunders of the world)이 새겨져 있다.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腰布)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1869~1948)의 말이다. 간디는 세계적으로도 존경받는 위인이다. 구글에서 성웅(聖雄)을 한자로 검색하면 간디만 뜰 정도다.
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7가지 악덕’은 간디가 손자 아룬 간디에게 남긴 글이라고 한다. ‘사회가 직면한 일곱 가지 도전’을 소개하는 것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 꼭 맞는 병리현상이기 때문이다.
첫째, 철학 없는 정치.
정치가 무엇인지도,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권력욕, 정권욕에 사로 잡혀 통치한다면 국민은 불행해진다.
둘째, 도덕 없는 경제.
경제는 모두가 다함께 잘 살자는 가치가 깔려 있어야 한다. 거래를 통해 손해를 입어 피눈물 나는 사람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 가진 자의 무한탐욕은 억제돼야 한다.
셋째, 노동 없는 부(富).
불로소득이다. 열심히 일해 소득 얻는 이들의 근로의욕을 말살시키고 노동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의 창출이 방임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 인격 없는 지식.
교육이 오로지 실력 위주로만 집중될 때, 인간 말종들이 양산된다. 교육은 잘난 사람 이전에 잘된 사람을 키워야 한다. 인격 없는 교육은 사회적 흉기를 양산하는 것만큼 위태롭다.
다섯째, 인간성 없는 과학.
자연환경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과 AI 등 몰인간적 과학기술은 인류를 결국 파멸의 길로 인도할 위험이 크다.
여섯째, 윤리 없는 쾌락.
삶의 즐거움은 행복의 기본선물이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좇는 무분별한 쾌락은 타인에게 혐오와 수치를 주기 마련이다.
일곱째, 헌신 없는 종교.
종교는 타인을 위한 헌신과 희생, 배려와 봉사를 가르친다. 인간으로서 최고의 가치다. 하지만 종교에 헌신이 빠지면 도그마가 되고 또 하나의 폭력이 된다. 순결한 영혼에 대한 폭력이다.
이상 일곱 가지 악덕 중 어느 것 하나 우리가 경계하지 않을 것이 없다. 특히 이 사회의 정치, 경제, 교육, 종교, 사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은 깊은 성찰을 통해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