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기도···”그 사랑의 음성 들리나요?”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필자는 원불교에 입교하기 전에는 거의 기도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고등학교를 기독교 학교인 배재학당을 다닌 덕분에 1주일에 한 시간씩 채플시간에 예배를 드리기는 했으나, 악동들과 어울리느라 신앙생활과는 담을 쌓고 못된 짓을 골라 하고 다녔다.
다행히 어머니가 어렸을 적에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다 놓고 열심히 천지신명께 두 손 모아 빌며 아들 위해 기도 올리는 것을 보고 자랐다. 6남매 맏이인 필자가 이만큼 살아가고, 나머지 네 형제도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다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은 어머니 기도 덕분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머니의 기도(Mother’s prayer)는 참으로 그 위력이 대단하다. 2차대전 중에 총탄이 빗발치듯 날아드는 전쟁터에서 병사 한명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병사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으나 그 병사를 구하려고 누구도 달려가지 않고 있었다.
적들이 퍼부어대는 맹렬한 사격과 포격에 참호 밖으로 머리를 내미는 것도 힘든 판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 손목시계를 빤히 쳐다보던 병사 한명이 벌떡 일어나 다친 병사가 있는 곳으로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 부상자에게 뛰어가는 병사에게 다른 병사가 소리쳤다.
“그만 둬, 잘못하면 너도 죽어!” 망설임 없이 부상자에게 달려간 그 병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부상 병사를 둘러업고, 있는 힘을 다하여 달려서 아군 진지로 무사히 돌아왔다. 전투가 끝난 뒤에 지휘관이 부상자를 구출한 병사를 불러 물었다.
“자네는 전투 중에 왜 시계를 보고 병사에게 달려갔는가?” 그러자 병사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예, 제가 전쟁터에 나가려고 할 때 어머니가 저에게 매일 12시가 되면 저를 위해 기도를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보고 안심하고 전쟁터에 다녀오라고 하셨지요. 제가 시계를 보았을 때가 바로 12시였습니다.”
병사는 기도의 위력을 믿고 총알이 빗발치는 중에 목숨을 걸고 동료를 구하러 간 것이다. 큰 위기 앞에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마음속에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 믿음은 스스로의 소신과 신념일 수도 있고, 뜨거운 신앙심으로 다져진 믿음일 수도 있으며, 누군가의 사랑이 전한 마음의 믿음일 수도 있다.
이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기도는 세상 무엇보다 굳건한 믿음과 희망이 될 수 있다. 영국 사회학자이며 철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이렇게 말했다. “신념을 가진 사람 한명의 힘은 관심만 가진 사람 아흔아홉명의 힘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