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가운데 가장 교육적·지성적인 곳은?

말보로 컬리지는 버몬트주 남부에 위치한 리버럴아츠컬리지로 1946년 재향군인들이 설립했다. 이 대학은 체계적인 인문학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명료하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도록 가르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졸업생 70%가 명문 대학원을 진학한다.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장] “미국에서 가장 지성적인 대학은 어딜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퍼드”라고 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교육 에디터를 지낸 로렌 포프 씨는 의견을 달리한다. ​

그는 자신의 저서 (내 삶을 바꾼 대학)에서 “내가 상담한 학생들에게서 받은 졸업식 초청장에는 흔히 이런 표현들이 있다. “로렌! 칼라마주가 내 인생을 바꿔 놓았어요!!” 그는 자신이 소개했던 대학을 다녔던 부모들은 자식들이 이런 대학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에 대해 진심 어린 감사편지를 보내온다고 말을 했다.​

이 칼럼을 읽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로렌 포프의 글에 전혀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로렌 포프가 소개하는 대학에 수십 수백명의 학생들을 보낸 경험이 포프의 의견에 100% 동감을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만난 대학 총장 두 명은 자기 아들이 예일대학에서 ‘형편없는 교육’을 받았다며 비참하다는 표현을 썼다. 그 중 한 총장은 지도교수가 아들의 논문을 읽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장은 ‘내 딸이 앰허스트에서 좋은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딸은 그곳에서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비리그와 맞먹는 대학의 어떤 학장은 자기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첫 해에 실망하고 부모 뜻을 저버린 채 학교를 떠났다라고 털어놓았다.”

말보로대 캠퍼스

로렌 포프는 미국에서 가장 지성적인 4개 대학은 △말보로 칼리지 △뉴 칼리지 △리드 칼리지 △세인트존스 칼리지라고 꼽는다. 이 대학들은 젊은이들이 최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주고, 학문이나 다른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적성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주장한다.

이 대학들은 어느 교수가 이야기했듯이 “고등학교 성적이 변변치 않은 아이들을 받아들여서 아이비리그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바꿔 놓는 대학이다. 이 대학들은 학부중심대학, 즉 리버럴 아츠 칼리지이고, 또 한국인들이 아는 명성 있는 대학들도 아니다. 한마디로 숨은 강소대학, 즉 작지만 강한 대학들이다.”

인생의 촉매 역할을 하는 이 대학들은 학생들을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밀어준다. 낙오자가 생기는 것을 방치하지 않는다. 안티오크, 햄프셔, 말보로, 뉴 칼리지 같은 대학들은 학생들 스스로가 모든 커리큘럼을 짠다. 세인트존스 대학 같은 곳은 선택과목이 아예 없고, ‘그레이트 북스’(Great Books)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로렌 포프는 이 대학에서의 가르침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교수들은 학생의 멘토이고, 하이킹 동료이자 스포츠 동아리 팀원이며 저녁식사 동반자이고 친구다. 실제로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많은 학생들은 교수 집에 개인적으로 초대를 받아 많은 대화를 나눴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어떤 학생들은 총장 집에 초대를 받았다고 말을 한다. 필자는 하버드, 스탠퍼드, 브라운, UC 버클리 대학의 재학생들이 교수 집에서 저녁을 나누며 교수와 토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일이 없다. 교수 강의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는 학생도 보지 못했다.

로렌 포프가 소개하는 대학들은 학생들의 열망을 끌어올리고, 그에 합당한 능력을 길러주며, 궁극적으로 세상을 이끌어가는 지도자,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 용감하고 상상력이 넘치는 사람, 미래의 큰 그림을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낸다고 말하고 있다. 이 대학들은 SAT 점수나 고등학교 성적보다 학생들의 소망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

그는 대학 서열 매기기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에서와 같이 대학의 서열을 매기고자 하는 대중의 욕구, 그리고 허구에 차고 사회에 해약을 끼치는 기업들이 이런 잘못된 고정관념을 지속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대학 총장들은 대학 서열 매기기가 교육의 암이라고 여기고 경계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단계라도 등수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려는 유혹에 시달린다. 몇 년 전 리드대학의 스티븐 코블릭 총장은 대학 랭킹을 매기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물에 빠져 없어져라’라고 용감하게 비판했다. 그해 대학평가에서 리드는 대학 순위가 많이 밀렸다.”

필자도 여러 차례 유에스 뉴스의 미국대학 순위에 대해 결코 신뢰할 수 없는 자료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냥 참고자료에 불과하지 자녀의 미래를 맡길 대학을 찾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다. 사람에 따라 가치관이 다르겠지만 유에스 뉴스 자료는 너무 인위적인 면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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