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전 마지막 철수 사단장과 바이런 대통령의 패전 책임
아프간전쟁에서 사단장이 마지막으로 철수하는 헬기에 마지막으로 탑승하는 사진이 찍혔다. 20년만에 막내린 아프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다.
8월 30일 밤 11시59분(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카르자이국제공항에서 현지 대피 작전을 지휘한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국 육군 82공수 사단장이 마지막으로 철군 수송기에 오르고 있는 장면이다.
그는 아프간 현지의 미국방부 최고위 인사이자 현장에서 대피작전을 총괄했다. 30년간 야전을 누빈 백전노장이다.
미국의 철수 시한(31일)보다 하루 앞당겨 미군의 마지막 C-17 수송기가 활주로를 따라 움직였다. 탑승자는 공항에 있던 군수물자를 옮겨 싣고 첨단 장비를 폐기하던 병사들이다.
국무부 최고현장책임자 로스 윌슨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대리도 주변을 정리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민간인 탑승객은 없었다.
C-17 수송기는 전투기 5대의 호위를 받으면서 공항 상공을 벗어났다. 미군이 20년 만에 완전히 아프간에서 떠나는 순간이다.
앞으로 미국 내에서 아프간전쟁에 대해 많은 비판이 오가겠지만, 이 사진은 1975년 사이공을 탈출하는 사진과 함께 미군의 영욕(榮辱)을 기리는 사진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지휘관은 장병과 함께 승리의 영광을 누리지만, 실패에는 마지막까지 남는다는 것이다.
맥나마라 장관의 증언인 <전쟁의 안개> 비디오가 있다. 베트남전에 누구보다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다. 그는 여기서 “케네디가 있었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통킹만 사태에서 펜타곤은 사실 파악이 틀렸다. 클라우제비츠가 말하듯이 전쟁은 안개 속에서 이루어진다. 에필로그에서는 입을 다물겠다고 한다. 아프간전쟁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수십년 지나 회상록으로 나오기 전에 당장 결산이 필요하다.
미국의 퇴역장성들은 아프간 철군에 책임지고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 선배들이 쌓아온 미군의 전통과 명예를 더럽혔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의 위신이 추락한 틈을 타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도발하는 것을 걱정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닉슨과 함께 미국 역사에서 패전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