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합포 전적지서 탈레반의 아프간을 떠올리다
[아시아엔=전상중 예비역 해군 제독, PEN클럽 회원] ‘탈레반’은 싸울 각오 와 현지의 지지를 모두 갖추었기 때문에, 부유한 적군과 세계 최강의 공군을 상대로도 최종적 승리를 거머쥐었다. ‘카불’의 교훈은 상대를 야만적이라고 경멸하고 가난하다고 깔본다면, 그때가 바로 조심할 때라는 것이 아닐까?
20세기 대한민국의 기적을 낳은 것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인내하는 절제심과 책임감이었다. 작금의 우리사회엔 집단이익이 우선시 되고 협치와 협력 및 소통보다는 정쟁으로 나아간다. 안타깝다.
풍요를 얻어 절실함이 사라진 탓이거나 나라가 늙어 포용력이 사라진 탓일 수도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국가가 외적이 아니라, 내부요인 때문에 스스로 붕괴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태산에 부딪혀 넘어지기보다 작은 흙더미에 먼저 넘어지는 것이다.
‘무한불성’(無汗不成)이라 했다. “No pain, no gain”이다.
일전 임진왜란 7년 전쟁 중 두번째 해전 전승지인 합포전적지를 찾았다.
1592년 5월 7일~8일 양일간 옥포와 합포 및 적진포에서 왜선 44척을 물리진 쾌거를 이룩했다. 여전히 합포(진해 합게)에는 충무공의 독전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우리의 광복절에 아프간은 탈레반에 항복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는데, 베트남이나 아프간은 위정자들로부터 스스로 돕기를 포기하며 자멸의 길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