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변천사로 본 고득점 방법
1926년 첫 시험···2016년 2400점서 1600점으로 큰 변화
꾸준한 독서가 기본, 학원 다닌다고 고득점 보장 못 해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장] 미국 대학 수학능력 시험인 SAT 첫 시험이 치러진 것은 1926년이다. SAT 시험의 꼴이 갖춰지기 전인 1901년 첫 대학입학을 위한 논술시험이 실시됐다. 미국 67개 지역에서 미국 학생 973명과 유럽 학생 2명이 칼리지 보드가 시행한 논술시험을 보았다. 그때까지 각 대학들은 대학별로 입학시험을 별도로 치렀다. 학생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가서 직접 시험을 보았다. 대학별 고사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대학별 본고사가 있었다. 그러다 미국 북동부에 있는 대학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College Board는 아이비리그와 세븐 시스터즈 대학(7개 여자 명문 대학)의 커리큘럼에 기초하여 전국적으로 관리되는 획일적인 논술시험세트(SAT)를 만들기 위해 1900년 설립되었다. 1901년 처음 치러진 논술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은 대부분 명문 사립고등학교 출신들이었다. 이 학생들 가운데 60%가 컬럼비아대학에 진학했다. 이때 시험은 객관식이 아니라 논술형 시험이었다.
SAT의 첫 번째 시험은 1926년 6월 23일 치러졌다. 우생학자이자 프린스턴 심리학자 칼 캠벨 브리검이 이끄는 위원회가 준비했다. 300개가 넘는 시험장에서 8000명 이상의 학생이 이 시험을 보았다. 수험생의 60%는 남학생이었다. 시험을 본 학생의 25% 이상이 예일대학과 스미스대학(여자대학임)에 지원했다. 수험생들은 315개 문제를 90분에 풀어야 했다.
그 뒤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SAT가 발전해 왔고, 2005년 5월에 우리가 Old SAT라고 하는 형태의 2400점 만점으로 바뀌었다. 이때 영어시험은 비판적 독해(Critical Reading)이라고 했다. 5지선다형으로 틀리면 감점을 하도록 돼있다. SAT에 대한 여러 요구가 제기됐고,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제대로 공부했는가를 평가하기 위해 칼리지 보드는 2004년 3월 New SAT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6년 3월 처음으로 새로운 SAT(New SAT)가 시행됐다.
이렇게 뉴 SAT로 바뀌면서 몇 가지 주요 변화가 있었다. 영어 섹션에서 비판적 독해(Critical Reading) 문제가 답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 사용 시험, 즉 Evidence Based Reading 문제로 바뀌었다. 이는 Reading 지문을 읽어 이해하면 답을 쉽게 찾도록 고안됐다. 애매한 어휘에서 학생들이 대학과 진로에서 접하기 쉬운 단어로의 전환됐다.
에세이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다. 객관식의 경우 5지선다형에서 4지선다형으로 바뀌었다. 또한 그동안에는 틀린 답을 고르면 감점이 됐는데 틀린 답을 선택해도 감점이 없도록 했다. Critical Reading 섹션이 새로운 증거 기반(Evidence Reading and Writing) 섹션, 즉 Reading Test 및 Writing and Language Test로 대체되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굳이 사설학원에 가지 않고도 책을 많이 읽고 독해능력을 높이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바뀌자 미국 내에서는 SAT 학원이 모두 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수학 내용 범위는 선형 방정식, 비율 및 기타 사전 계산 주제를 포함하여 그 출제 범위가 좁혀졌다. 에세이는 1600만점에 포함되지 않았다. 각 대학들은 SAT 에세이를 학생들에게 요구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최고 점수는 1600점으로 되돌아갔다. 이러한 수정은 2005년 이후 시험 구조에 대한 최초의 주요한 재설계였다.
오답에 대한 점수가 더 이상 감점되지 않기 때문에 2016년 새 SAT가 발표된 후 수치적 점수와 백분위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학생들이 더 잘 준비되었다는 것을 꼭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실력이 늘어서 점수가 올라간 것이 아니라 좀 더 점수를 쉽게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SAT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 학원에 다니거나 개인과외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든다. College Board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살만 칸이 만들고 빌 게이츠 등 세계 부호들이 후원하는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와 새로운 협력관계를 발표하여 무료 온라인 연습문제 및 교육 비디오를 제공하였다.
코로나19로 미국 대학입시 환경에 많은 변화가 왔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이 지난해 SAT 점수를 내지 않아도 되는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채택했고, 2022학년도까지 연장한 대학이 많다. 칼리지 보드는 이에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하자 여러 가지 타개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1)SAT subject 시험과 SAT 에세이를 없애면서 수입이 급감하게 되자 AP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미국 대학 수학능력시험인 SAT는 1926년 첫 시험이 치러진 이후 많은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고, 코로나19를 계기로 그 이전보다 더 많은 변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래교육연구소는 그동안 많은 자료를 통해 SAT 고득점 방법을 소개해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독서다. 방학 때 학원에 다니는 것은 그저 앰풀 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하다. 점수 상승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독서와 함께, 꾸준히 문제를 풀어서 익숙해지는 방법이 가장 좋다. 즉 △일찍 시작해야 하며 △독서를 많이 하고 △꾸준히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SAT 학원에서 방학 중에만 공부하는 것은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