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3/24] 짐 싸는 미얀마 공무원들 “가난해도 군부 아래선 일 못해”

[아시아엔 편집국] 1. 중러, 서방에 경고 “인권 정치화·내정간섭 안돼”
– 중국과 러시아가 23일(현지시간) 서방 세계를 향해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이를 통해 국내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촉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桂林)에서 회담 후 내놓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타스 통신 등이 보도.
– 양국 외무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주권국가가 독자적인 발전 경로를 택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다른 나라들이 인정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에 있어 표준 모델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화 추진을 구실로 주권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음. 이들은 또한 국제적 안정을 위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 밝혔음.
– 양국 외무장관은 입을 모아 미국 등 서방을 맹비난.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며칠간 소수 서방세력이 잇달아 무대에 올라 중국에 대한 흑색선전을 했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으로 함부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음.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22일(현지시간) 중국 서부 신장(新疆) 지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삼으며 중국을 향해 동시다발적인 제재를 가한 것에 응수한 것.
– 지난 22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도 최근 러시아와 중국을 거세게 압박하는 유럽과 미국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음. 라브로프 장관은 또 다른 나라의 비우호적 행동으로부터 중국과의 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음.
–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주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에서 첨예한 갈등을 재확인한 가운데 나와 주목. 일각에서는 중국이 라브로프 장관의 방중을 통해 대미 견제를 위한 전략적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음. 그동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친분을 과시하면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중·러 전략적 연대 강화를 꾀해왔음.

2. 日경산상·IAEA 사무총장, 후쿠시마 원전 폐로 협력 논의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의 처분 등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전폭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음.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오후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장관)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10주년을 계기로 그로시 사무총장과 화상 회담을 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
–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가지야마 경산상은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향후의 폐로 작업과 관련한 일본 국내외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IAEA가 계속 협력해 달라고 요청. 그는 특히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 처분 방식에 관한 일본 정부의 기본방침이 결정된 후에 IAEA가 ‘점검 임무단'(리뷰 미션)을 파견하고 환경 모니터링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
– 이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가지야마 경산상이 제안한 3개 분야에서 전폭적으로 협력하고 계속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음. 두 사람은 앞으로도 신뢰 조성과 투명성 확보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음. 이날 회담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분 방식을 머잖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
–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냉각장치 고장으로 폭발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녹아내린 원자로 격납용기 내의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섞이면서 방사능 오염수를 계속 만들고 있음.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현재 하루 140t가량씩 불어나는 오염수를 핵 물질 정화 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탱크에 담아 보관하고 있음.
–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이 되면 총 137만t 규모의 저장 용량이 포화상태가 되고, 폐로 작업 공간도 확보해야 하는 점을 들어 육상 보관 중인 오염수를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은 해양방류안을 확정하기 위해 지역 주민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왔지만 강한 반발에 직면해 최종 결정을 미뤄 놓은 상태.

3. 일본, ‘인권탄압’ 중국 서방권 집단 제재에 신중한 자세
–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 국가들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중국을 겨냥한 집단 제재에 나선 것에 대해 외교 노선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일본 정부가 관망 일변도의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음. 이는 중국의 해양 패권 확장에 맞서 미국, 호주, 인도와 이른바 ‘쿼드'(4개국) 동맹체를 이루어 중국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일본의 그간 행보와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
–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 입장을 표명.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대해 투명성 있는 설명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음.
– 하지만 일본 정부가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협력해 인권 문제와 관련된 중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음. 그는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제재에 동참해 달라는 제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는 “의견을 교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직답을 피했음.
–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의 인권 문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서방권 주도의 제재에 동참하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향후 동향을 살피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
–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중국 제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인권 침해를 이유로 타국의 정부 고관이나 단체를 제재할 법 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
이로 인해 일본 여야 정치권에서는 법 정비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일본 정부 내에선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간섭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주저하는 상황이라는 것.

‘위협하는 군부, 저항하는 시민’ 표현하는 미얀마 시위대 <사진=AP/연합뉴스>

4. 짐 싸는 미얀마 공무원들 “가난해도 군부 아래선 일 못해”
–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해 파업한 공무원, 준공무원들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관사를 비우라는 명령에 줄줄이 짐을 싸 집을 떠나면서도 저항 의지를 굽히지 않았음. 24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군부는 만달레이의 철도노동자들에게 “월요일부터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닷새 안에 관사를 떠나라”고 명령.
– 관사를 떠나는 철도노동자와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며 이삿짐을 들고 언제 돌아올지 모를 길을 떠났음. 양곤 철도노동자 가족은 “군경은 업무에 복귀하면 관사에 계속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했지만, 90% 이상이 군부 아래서 일하느니 집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음. 이들은 몇 시간 안에 집을 비우라는 명령 때문에 옷가지와 식량만 가지고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음.
– 군부가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수 만명의 공무원들이 군부의 여러 차례 업무 복귀 명령과 관사 퇴거, 해고 위협 속에도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 중. 1천200여개 국·공립 병원 가운데 300여곳이 직원들의 파업으로 문을 닫았고, 40여개 국·공립 대학 교직원도 “반 쿠데타”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음.
– 미얀마경제은행 등 국영은행 직원, 교사, 각 부처 공무원들은 물론 미얀마 국영철도사(MR) 소속 직원 90%가 파업하고, 민간항공청의 관제사와 직원들도 출근을 거부하고 군부에 저항. 이들은 “정부가 같은 임금을 주더라도 군부독재 체제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 군부는 시민불복종 운동에 앞장선 의사, 교사, 철도노동자, 정부 부처 국장 등 60명 이상을 재판에 넘긴 것으로 추정.

5. 방글라 로힝야 난민촌 대형화재, 15명 사망·400명 실종
–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22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 15명이 사망하고 약 400명이 실종되는 큰 인명 피해가 생겼음. 23일 데일리스타 등 방글라데시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큰불이 발생.
–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화재는 작은 규모였지만 가옥 내 요리용 가스 실린더가 폭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번졌음. 난민들이 사는 집은 대나무와 비닐 등 불에 취약한 재료로 만든 가건물인데다 변변한 소화 시설도 없어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음.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가옥들 위로 거대한 화염과 검은 연기구름이 솟아올랐음.
– 유엔난민기구(UNHCR) 측은 이날 오후 “지금까지 15명이 사망하고 약 400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560명이 다쳤다”고 밝혔음. UNHCR은 이어 1만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됐다며 “이는 4만5천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는 뜻”이라고 설명. 당국은 소방차와 인력을 대거 투입, 대응에 나섰지만 불길은 10시간 이상 지속된 뒤에야 잡혔음.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음. 콕스바자르에서는 지난 나흘 동안 이번까지 3차례 화재가 발생.
– 앞서 방글라데시는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약 75만 명에게 피난처를 제공. 이들은 당시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 콕스바자르 지역에 사는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현재 약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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