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경제협력 초점···“‘속도’ 보다는 ‘멈추지’ 않아야”

26일 고려대학교 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동아시아공동체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핵안전과 지역공동체 구상’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는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파워싸움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동아시아지역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6일 고려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제2회 동아시아공동체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동아시아 지역 경제협력 문제는 경제만이 아닌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자간 무역협정인 TPP에 대해 이와 같은 평가를 내렸다.

동아시아 지역을 둘러싼 자유무역협정은 중국이 선호하는 아세안+3(한중일), 일본이 선호하는 아세안+6(한중일,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해당 지역 경제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에도 여러 가지 길이 있는 상황.

이에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양자간의 타결이면 쉽겠지만 격차가 큰 국가들간의 자유무역협정인 TPP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한중일은 결국 TPP보단 서로 간의 FTA 체결로 가지 않겠는가”라고 예측했다.

이날 오전 세션의 사회를 맡은 김익수 고려대 교수는 “TPP는 견제와 균형 논리 속에 미?중 간의 힘겨루기와 주요국가 지도자 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한중일이 경제협력을 위해 빨리 가는 것보다는 멈추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핵안보에 적극 협력하라”

같은 날 포럼?오후 세션에선 ‘핵 안전과 지역공동체 구상’을 주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지역협력 차원에서는 어떤 영향이 생길지 모색해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중일 3국은 핵 관련 지위가 서로 다르다. 무기급 핵물질을 보유한 중국, 핵무기는 없지만 재처리 시설이 있고 원전수출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일본, 그리고 핵무기도 핵처리 시설도 보유하지 못한 한국. 각국의 핵 관련 이슈와 이해관계가 달라 공통분모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영호 국방대 교수는 1차적으로 한중일 3국의 핵안전 분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안전 관련 이니셔티브 강화, 핵폐기물 공동관리와 보관부터 시작해 3국이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핵안보교육센터 운영도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열린 2012서울핵안보정상회의 당시 셰르파(교섭대표)로 참여했던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은 이날 포럼에서 “당시 중국이 핵안보 협력에 소극적인 인상을 받았다”며 중국의 적극적 협력을 강조했다.

또 그는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선 평화적 핵이용에 초점을 맞췄지만 2014년 네덜란드에서 열릴 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선?한국 입장에서 북핵문제 등 군사적 핵이용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핵안보와 관련해 한중일 3국 협력체제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한중수교 20년, 중일수교 40년을 기념해 동북아시아 주요국가들의 상호관계를 다양한 측면에서 진단하고 새로운 지역 협력 질서와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열렸다. 한중일 3국을 순회하는 동아시아공동체포럼은 내년 일본에서 제3회 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다.

최선화 기자 sun@theasian.asia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