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고명진, 박물관장으로

박물관의 고장 강원도 영월군(군수 박선규)에 23번 째 박물관인 ‘미디어기자 박물관’이 24일 개관했다.

고명진 기자가?촬영해 당시 6·29 선언을 이끌어 내는데 큰 몫을 한 한장의 사진 ‘아! 나의 조국’ <사진=고명진 관장 제공>

한국일보 사진부 부장, 뉴시스 통신사 사진국장 등을 역임한 고명진?관장은 지난 1987년 6·29 민주화 선언을 이끌어 낸 ‘아! 나의 조국’이란 사진으로 1999년에 AP통신의 ’20세기 세계 100대 보도사진’에 선정되며 유명해졌다. 당시 한국의 보도사진은 이 사진을 비롯해 단 2점이 선정된 바 있다.

이후 현역에서 물러나 지난해 영월로 귀촌한 고명진 관장은 영월군으로부터 10여 년 전 폐교된 신천초등학교 여촌분교를 지원받아 리모델링, 4개의 교실을 전시관으로 꾸며 현역 시절 직접 촬영했거나 동료, 선·후배로부터 기증받은 각종 보도사진, 취재처 출입증, 취재 완장 등 총 2400여 점의 ‘귀한’ 자료들을 전시하며 상설 사진 전시도 하고 있다.

현판식에 앞서 축사하는 박선규 영월군수
왕수엔 기자와 인터뷰하는 박선규 영월군수(왼쪽)

24일 오후에 열린 개관식에 앞서 아시아엔(The AsiaN)의?중국인 왕수엔 기자와 인터뷰를 한?박선규 영월군수는 “이번 미디어기자박물관 개관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아시아를 통틀어 미디어기자 박물관은 그 수가 많지 않다”며 “이곳에 전시된 많은 자료를 통해 대중매체가 현대사회의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으며 특히 한국의 민주화 과정과 역경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어 그 가치가 아주 크다”고 밝혔다.

축사하는 유인촌 예술의전당 이사장. 고 관장과는 죽마고우이다.

고 관장의 오랜 친구인 유인촌 예술의 전당 이사장은 현판식에 앞서 “어릴 때부터 카메라와 함께 살아온 (내 친구) 고명진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어냈다”며 “개인적으로 참 부럽다”고 축하를 전했다.

현판식 후 파이팅 외치는 참석자들
개관식 행사에서 내빈 소개하는?고명진 관장

고 관장은 박물관 개관에 대해 “영월군의 지원과 현지 주민, 선배 귀촌 이웃, 학교 동기, 제자 등의 도움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도움을 준 지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고 관장은 개관식 내빈 소개 시간에 함께 고생해 준 주민을 구의원 등에 앞서 VIP로 먼저 소개했다.

고명진 관장이 이상기 아시아엔(The AsiaN) 대표이사의 축사 중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고명진 관장이 개관식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이렇게 박물관을 개관했으니 이제는 내가 갚을 차례”라는 고 관장은 현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사진찍기’ 강좌를 비롯해 앞으로 박물관에서 진행할 ‘기자교육’, ‘신문만들기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더욱 알차게 꾸며 지역주민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전국의 관람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프 커팅을 마친 고명진 관장(가운데)이 환호하고 있다.

개관식 테이프 커팅 행사를 마치고 아이처럼 환호하는 고 관장의 모습에서 박물관 개관을 위해 준비해 왔던 그간의 시간들이 심적·육체적으로 결코 쉽지만은 않았으리라 짐작됐다.

박물관 내외부 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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