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티베트불교 고승 초클링 린포체 열반에 들다

초클링 린포체 장례행렬. <사진 펨바 셰르파>

[아시아엔=펨바 셰르파 <아시아엔> 네팔통신원] 네팔의 티베트불교의 갸브제 츠키 초클링 밍규르 듀이 도르제(초클링 린포체) 스님이 2020년 12월 18일 오전 머물던 싱가포르에서 열반에 들었다. 68세로 입적한 그의 임종에는 형제와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다.

불교 지도자의 죽음 가운데 행해지는 특수 명상수행인 ‘뚝담’에는 초클링 린포체의 환생을 위해 불교 승려와 제자, 구루, 추종자 및 수행자이 열렬하고 굳건하게 기도를 올렸다.

초클링 린포체 장례행렬을 네팔 스님들이 경배하고 있다. <사진 펨바 셰르파>

그의 시신은 사망 한달 뒤인 2021년 1월 17일, 싱가포르에서 직항편으로 네팔로 이송돼 카닝 셰드루블링 수도원에 안착했다.

초클링 린포체의 시신을 맞이하기 위해 카트만두 국제공항에서부터 수천명의 불자들이 모여들었다. 린포체의 시신을 맞이하는 의식은 티베트불교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이날 행사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됐다.

시신이 보관되어 있는 카닝 셰드루블링 수도원의 초클링 린포체 영정 

수많은 불교 신자들은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시신이 보관되어 있는 카닝 셰드루블링 수도원을 방문하고 있다.

1953년 티베트에서 갸브제 툴쿠 우르옌 린포체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린포체’란 티베트불교에서 ‘살아 있는 부처’라는 뜻으로, 전생에 수행하다 죽은 자가 다시 인간의 몸으로 환생한 것이 증명된 사람을 의미한다.

갸브제 툴쿠 우르옌 린포체는 19세기의 위대한 계시자, 테르첸 초크규르 데첸 쉬크폰 링파의 제4대 환생자로 인정받고 있다.

초클링 린포체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 새떼가 카투만두 스와얌부나트 사원 인근을 무리지어 날고 있다. <사진 펨바 셰르파>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가장 큰 수도원 중 한곳의 이름 역시 초클링 린포체다. 초클링 린포체 수도원은 갸브제 툴쿠 우르옌 린포체에 의해 건축됐다.

초클링 린포체는 자녀 넷을 둔 요가 수행자였다. 장남은 달라이 라마로부터 타클룽 카기위 가문의 제6대 박초크 린포체의 환생자로 인정받았다.

또한 초클링 린포체는 티베트 불교의 한 종파인 닝마파 불교학교 교사이자 작가인 동시에 불교의식 및 명상의 대가였다. 그는 카루 린포체의 지도하에 불교철학을 공부했다.

초클링 린포체 장례행렬에서 관악기로 추모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승려들. <사진 펨바 셰르파>

네팔에서 위대한 불교지도자의 시신은 그의 환생자를 찾기 전까지 수도원에 보관하는 관례가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나 언젠가 초클링 린포체가 새로운 육신을 얻어 환생하게 될 것이다. 그날에 이르기까지 ‘옴마니반메훔’. <번역 송재걸 기자>

필자 펨바 셰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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