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권력 맞선 터키 스타교수 ‘오스만 잔’
“터키는 지정학·의식적으로 유럽 지향···정부 ‘아이 셋 출산’ 권고”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제2회 한국-터키 민주화 워크숍’에서 오스만 잔(Osman can) 교수를 만났다. 오스만 잔 교수는 최근 “터키의 법조인은 제대로 된 민주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다”라는 파격발언으로 터키에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헌법재판연구위원으로 일하던 중 위 발언으로 해고를 당했다. 이후 동정 여론을 타고 현재는 이스탄불 마르마라대에서 헌법학 교수로 활동 중이다. 워크숍 쉬는 시간을 이용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도로, 교통체계, 인터넷 등 사회 인프라가 잘 닦여 있는 것 같다. 또 신서울인 강남과 구서울인 강북이 균형발전을 이루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하지만 서구화된 겉모습이 한국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 헌법재판소 내부 직원으로서 윗사람인 판사를 비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재판소 판사들은 모두 여당을 싫어한다. 여당이 세속주의를 강조하면서 터키를 나쁜 나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지만 종교 편향적인 면이 강하다. 연구위원으로 그들을 도우면서 좌나 우로 치우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기에 좀 강하게 비판했다.”
– 터키도 다른 이슬람 국가처럼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 있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세속주의를 강조하다 보니 그에 대한 반발 속에 종교적 발언이 돌출돼 보이는 것으로 본다. 영국식 세속주의를 받아들였다면 반발이 크지는 않았을 것 같다. 프랑스식 극세속주의를 채택하면서 정서적으로 반감을 나타내는 국민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터키는 확실하게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99% 불가능하다. 전체적인 사회 시스템이 EU 기준에 맞춰져 있어 어느 누구도 과거처럼 군대를 이용하기 힘들다.”
– 유럽의 경제불안, 중동의 정치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한가운데 있는 터키는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비결이라면.
“터키는 2002년에 미리 예방주사를 맞았다. 당시 부정부패, 군부쿠데타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유럽연합(EU) 가입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나 국민 모두 많은 노력을 했다.”
– 터키는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터키인들은 지정학적으로나 의식적으로도 유럽을 지향한다.”
– 선진국들은 저출산 현상으로 고민이 크다. 터키는 어떤가.
“국토 규모에 비해 인구가 적어 우리도 적극적인 출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적어도 세 명은 낳으라고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