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의 행복한 도전 69] ‘명품 대학’ ‘명품 인재’
[아시아엔=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 회장,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장 역임] ‘명품 대학’, ‘명품 인재’, ‘쓸모 있는 인재’, 내가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말이다. 기업에게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는 것은 대학의 책임이다.
나는 2014년 1월 14일 『동아일보』와 「명품 인재 양성하는 교육 환경에 우선적으로 투자」라는 제목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인천재능대는 지도 교수와의 ‘일대일 멘토링’을 1학점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했다. 지도 교수는 해당 학생과 한 학기 동안 심층 면담을 통해 어떤 분야에 진출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파악한 뒤, 해당 분야의 멘토를 연결해 주거나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자기 계발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해외 유명 호텔에 진출하고 싶은데 부족한 영어 실력이 걸림돌이라면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생들을 모아 무료 영어 특강을 진행한다. 학생들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이 외에도 전공 실무 최고경영자(CEO) 특강, 취업 의지가 부족한 학생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취업에 대한 동기 부여를 받는 힐링 캠프, 취업 콘테스트 등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명품 인재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조선일보』와 2018년 3월 12일에 「급변하는 사회 직업 역량 중요 … 전문대, 인재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제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으로의 사회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할 것입니다. 현존하는 직업 대다수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수없이 탄생할 거예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경쟁해야 할 수도 있죠. 이런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 생애에 걸쳐 자신만의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제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어떤 일을 자신이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로 평가받는 시대가 올 겁니다. 저는 이러한 직업 역량을 키우는 데 그 어떤 교육 기관보다 전문대학이 가장 적합하다고 확신합니다.”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부모가 변화하는 사회를 내다보지 못하고 과거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자녀에게 입시와 직업에 대해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아이들이 학벌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명품 인재에 대한 생각을 종합하여 2019년 4월 나는 『한국경제신문』에 「일인일기의 당당한 세상」이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
‘매력(魅力)’이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을 말한다. 매력의 대상은 사람이 될 수도, 사물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체제나 제도가 될 수도 있다. 오늘은 매력적인 직업교육에 대해 한번 이야기하고자 한다. 교육에도 매력적인 교육 내용과 교육 기관이 있다. 많은 사람은 이른바 ‘사(士)’ 자 직업을 준비할 수 있고, ‘명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학교에 매력을 느낀다. 특히 산업화와 고도성장을 관통하던 지난 시대에는 명문 대학에 대한 열망이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이제는 그 시대를 지나 부모가 된 기성세대와 그들의 자녀가 갖고 있는 교육과 직업에 대한 관점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것 말고도 성공하는 길이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실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배워 ‘잡(job) 프런티어’로 살아가는 전문 직업인이 많다.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경로가 매우 다양해졌고 거기엔 환경과 가치의 변화도 한몫했다.
직업교육의 매력을 찾는 발길이 점차 늘고 있는 이유다. 확실히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 유명 셰프가 가르치는 전문대학에서 자신의 꿈을 키운 뒤 스타 셰프인 고든 램지가 운영하는 영국 런던의 레스토랑에 취업한 청년,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취업을 목표로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기업 7곳에 동시에 합격해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에 입사한 전문 직업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 승강기 업체인 오티스(OTIS) 싱가포르 법인의 첫 번째 여성 기술자가 된 청년도 있다.
그들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의 주류와 다른 방법으로 자신만의 행복한 성공을 당당하게 일궈 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전문대학을 나침반 삼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를 만드는 힘을 가진 전문대학 직업교육 혁신의 산물이다.
올해 대한민국의 실업 문제를 들여다보면 편향되고 경직된 교육 제도가 똬리를 단단하게 틀고 있다. 공부가 아닌 다른 것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갖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눈치 보지 않고 직업교육을 선택하기 바란다. 매력적인 직업교육을 통해 행복과 성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이 일상이 되고, 청춘들을 능력 중심 세대로 키워 낼 수 있는 교육 제도를 기대해 본다. 이것이 바로 현 기성세대와 정부가 Z세대(Generation Z)에게 만들어 줘야 할 일인일기(一人一技)의 당당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