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

<사진=서산시청>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갑작스런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큰 혼란 없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은 진단키트가 때맞추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진단키트가 제때 개발되지 못했으면 마스크 대란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초래되었을 것이다. 또한 진단키트를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고위험 신종 감염병 진단제품의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때맞춰 활용했다.

코로나 진단 키트 생산 기업 A사는 5월에는 기존 생산량의 5배, 그리고 8월부터는 20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해외로부터 수주했다. 다른 진단 키트 업체들도 같은 상황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삼성전자는 5월 7일부터 솔젠트, SD바이오센서, 코젠바이오텍, 씨젠 등을 방문해 공정의 어려움을 듣고, 기업별로 개선해야 할 과제를 선정했다.

중기부는 해외에서 수출 요청이 급증하는 코로나 진단키트(kit) 생산업체에 스마트공장 보급을 본격 지원한다고 밝혔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각했던 지난 2-3월에도 중기부는 삼성전자와 함께 상생형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을 통해 마스크 제조업체에 신규 설비 구축 지원과 혁신 노하우를 전수해 생산량을 50% 이상 늘린바 있다.

개의 후각이 사람보다 1만배 이상 뛰어난 것을 활용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를 탐지하려는 시도가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다.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과 더럼대학, 자선단체 의료탐지견 공동연구진은 냄새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알 수 있는 탐지견 양성에 돌입했다. 탐지견 6마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로부터 수집된 냄새 샘플을 이용하여 훈련을 받으며, 각각 시간당 250명을 검사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의 뛰어난 후각은 암, 당뇨병 같은 질병 탐지에 이용돼 왔다. 2015년 이탈리아에서 셰퍼드 두 마리가 사람 소변 샘플에서 전립선암(prostate cancer)과 관련된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훈련을 받은 결과 정확도는 90%에 달했다. 2018년에는 탐지견들이 양말 냄새만으로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당뇨병 환자의 숨결이나 땀을 감지해 혈당 수치 변화를 감지하는 사례로 있다.

진단키트와 더불어 진단방식도 획기적으로 진화하여 ‘선별진료소’에서 줄서던 방식에서 자동차를 타고 와서 탑승한 채로 검사받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로 발전했다. 코로나 관련 최고의 수출품으로 히트 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DT) 선별진료소’는 김진용(45)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이 2월 21일 새벽에 밑그림을 그렸다.

드라이브 스루 안(案)을 공개한 다음 날 권기태 대구 경북대학병원 감염내과실장이 김진용 과장에게 몇 가지 물어보고 이를 토대로 23일 진료소를 개소했다. 당시 대구에서 코로나19 수퍼 전파자인 31번 확진자가 2월 17일에 발생하여 대구 경북은 패닉(panic) 상태에 빠진 상태였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고안한 김진용 박사는 “한국이 코로나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던 데는 40대 젊은 의료진의 순발력과 역발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김진용 과장은 동료 의료진과 함께 대한의학회지(JKMS)에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관련 논문을 게재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을 했다. 사생활 보장과 접근성이 핵심인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에는 이만희(89) 신천지 총회장도 몰래 와서 검사를 받았다.

공항과 항만이 있는 관문도시 인천은 ‘바이러스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의료원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공공의료기관이므로 공항 검역소에서 이상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직행하는 병원이다. 1월 19일 인천공항에서 환승해 중국 우한에서 일본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여·35)이 의심 환자로 분류되어 인천의료원에 입원했다.

이 중국환자의 검체를 질병관리본부로 보낸 다음 날 확진 판정이 났다. 이에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이 주치의가 되어 이 환자를 완치시켜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중국 여성은 손 편지로 감사를 표했으며, 의자인심(醫者仁心) 즉 ‘병을 고쳐주는 의사의 어진 마음’이란 표현이 있었다.

‘걸어 다니는 폐렴’이라고도 불리는 코로나19는 잠복기가 길며 감염 초반 3-5일에 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나온다. 이때 증상이 없어 감염된 줄 모르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진다. 또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수일간 생존할 수 있는 무서운 바이러스다.

또한 COVID-19가 올해 가을에 2차 유행이 예고되고 있다. 아울러 1차 유행 시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였던 대구의 병의원들이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존폐 기로에 놓였다고 한다.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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