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19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프랑스어의 명사는 각자 성(性)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는 남성명사일까 또는 여성명사일까? 1635년 설립된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emie Francaise)는 지난 5월 7일 ‘코비드-19(COVID-19)’라는 단어의 성을 여성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즉, ‘Coronavirus Disease 2019’의 중심 단어인 질병(disease)과 같은 의미의 프랑스어 단어(maladie)가 여성명사이기에 “COVID-19‘가 여성형이 되는 것이 논리적이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전염병의 대유행 차단은 초동단계의 대응조치가 매우 중요하며, 감염원 차단이 철칙이다. 대한의사협회(KMA)는 ‘우한폐렴’ 감염원인 중국을 완전 차단할 것을 권고하였으나 정부는 이를 따르지 않아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였다.
5월 21일 현재 COVID-19 방역 모범국인 인구 2382만명의 대만은 초등단계에서 방역의 기본인 감염원 중국 본토를 완전히 차단한 결과, 확진자 440명 중 단지 7명만이 사망하여 사망률 1.6%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인구 5127만명)는 확진자 1만1122명 중 264명이 사망하여 사망률은 2.4%로 나타났다. 미국은 코로나 사망 1명당 1000만달러(약 123억원) 손실로 본다.
이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 청원에 2월 4일부터 3월 5일까지 146만9023명이 동참했다. 한편 같은 시기에 대응격인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 합니다’ 청원이 2월 26일부터 3월 27일까지 150만4597명의 지지를 얻었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을 우리 방역이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MERS) 방역 실패(감염자 186명 중 38명 사망)를 교훈삼아 코로나19를 대처한 방역당국(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을 위시하여 의료 시스템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봉사, 한국의 혁신 기업들이 개발한 코로나 진단키트,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검사 등이 K-방역의 일등공신이다.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정은경 박사(서울대 예방의학)는 사스(SARS), 에볼라(Ebola) 출혈열. 메르스(MERS) 등 신종감염병을 직접 관리한 경험이 있어, 금번 코로나19에도 적절히 대응하여 세계적으로 ‘K-방역’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4시간 긴급상황실 및 즉각대응팀 운영, 격리병상과 치료제 자원 확보, 관계 부처·지자체·의료계 협력체계 구축, 역학조사 전문 인력 양성과 훈련 등을 통해 신종감염병 공중보건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극복과정에서의 진정한 영웅은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진(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과 119구급대원, 행정직 등 지원인력,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다. 의료진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했으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의료진이 감염되었고, 유명을 달리한 의사도 있다.
국내 최고령 코로나19 확진자인 104세 최상분 할머니가 완치되어 퇴원했다. 3월 10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경북 포항의료원에 입원하여 5월 15일 퇴원까지 67일 동안 주치의와 간호사 등 14명의 의료진이 24시간 3교대로 곁을 지켰다. 등에 욕창(pressure sore)이 생기지 않도록 새벽에도 중간중간에 몸을 돌려 눕히고, 하루 7-8번 대소변을 받아 냈다. 국내 코로나 환자 중 80세 이상 사망률이 25%인 상황에서 최 할머니의 완치 기록은 고령 환자들에겐 큰 희망이다.
의료진들은 환자의 비말(飛沫, 침방울)을 막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와 페이스 가드까지 착용하면 호흡이 가빠지고 옷은 금방 땀에 흠뻑 젖는다. 감염 예방을 위해 식사는 도시락을 혼자 먹고, 가족에게 감염될까 퇴근도 못하고 병원에서 쪽잠을 자며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코로나19와 싸웠다. ‘마스크 대란’때도 더 급한 사람을 위해 마스크 구매를 자제한 사람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