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한남동 ‘모또’ 카페···젊은 세대 감성 사로잡아

입구에서 본 ‘모또’

EBS·Mnet PD 출신 안지혜 대표 “더 정성스럽게, 더 먹음직스럽게”

[아시아엔=나경태 <서울대총동창신문> 기자] 회색의 한남동 거리, 그 골목 어귀에서 화사한 원목의 인테리어와 흰 구름 같은 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다. 두툼한 계란말이가 들어간 샌드위치 ‘타마고산도’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떡꼬치 ‘당고’로 한창 인기몰이 중인 일본식 홈메이드 카페 ‘모또’가 바로 그곳.

모또는 ‘좀 더’, ‘더욱 더’라는 뜻의 일본어로 실제 매장 운영을 자신의 경영 구상과 일치시키고자 노력하는 안지혜 대표의 고집과 철학이 담겨 있다. 지난 9월 24일 모또에서 안지혜 대표를 만났다.

“일본여행을 몇 차례 다녀오면서 그곳의 가게들이 보존하고 있는 고유한 특징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 개인의 취향과 미적인 감각들이 매장 곳곳에 묻어났죠. 팔기 위해 만들고 진열한 ‘상품’이지만 그전에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음이 역력한 하나의 ‘작품’으로 다가왔어요. 장인정신마저 느껴졌죠. 메뉴는 물론 매장 내외부를 디자인하고 소품으로 장식하는 과정에도 그러한 정성을 담으려고 애썼습니다. 감사하게도 모또에 다녀가셨던 손님들이 제 정성을 알아봐 주셨던 것 같아요.”

한남동 5거리에서 도보 10분
수제 청·잼으로 음료·빵 조리

모또는 2017년 3월 정식 오픈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이 골목 상권 구석구석까지 위세를 떨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2년 6개월만에 한남동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루 12시간 이상 주방 일을 하느라 홍보나 마케팅에는 전혀 신경 쓰지 못했는데, 다녀간 손님들의 SNS와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널리 알려졌다.

엘르, 론리플래닛, W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등 다수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호불호는 갈려도 정성스러운 대접만큼은 자타공인. 안 대표의 ‘한상차림’은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따뜻한 위안으로 다가온다.

모또 안지혜 대표

“음료 한 잔, 케이크 한 쪽을 내놓더라도 그냥 드리지 않아요. 음식을 담는 접시나 컵은 물론 컵받침이나 포크, 수저받침까지도 서로 어울리는 것들을 선택하려고 노력하죠. 가능하면 더 먹음직스럽게, 더 정성스럽게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모또는 스콘에 들어가는 잼과 음료에 들어가는 청을 농장에서 직배송한 과일로 직접 만든다. 시그너처 메뉴인 당고는 단맛을 맡는 말차 팥앙금과 짠맛을 맡는 미소 캐러멜, 두 가지 맛으로 구성돼 일본에서 유래된 디저트지만 단짠단짠한 한국식 취향으로 거듭났다. 타마고산도 또한 일본식 계란말이 특유의 단맛을 줄여 담백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을 구현했고, 직접 만든 새콤달콤한 방울토마토 피클을 곁들여 모또만의 고유함을 더했다. 아기자기한 1인용 다기에 나오는 호지차, 고소한 호지라떼도 인기가 좋다.

“서울대 법대 졸업 후 TV방송 분야에 종사했습니다. EBS 교육방송과 음악전문 채널 Mnet에서 6년 동안 프로듀서로 일했죠. 그때 맺은 인연으로 최근까지 장필순씨와 고 조동진씨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후엔 중앙대에서 영상예술학과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도 했고요. 치열하게 살아오다 뜻하지 않은 쉼표가 찍히면서 정말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죠. 손으로 조물거리며 뭔가 만드는 것이 참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란 것을 그때 알았어요. 손재주도 받쳐주는 편이었고요. 반죽을 주물러 빵을 만들면서 치유를 경험했고, 앞으로 남은 삶은 이렇게 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고요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작업실 겸 카페를 운영하던 안지혜 대표는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제과제빵 기술을 배웠다. 후쿠오카에 본교를 둔 ‘나카무라 아카데미’의 서울 분교에서 정식 교육과정을 졸업했다. 개업 초기엔 눈이 높은 만큼 몸이 괴로웠던 시간도 있었다. 욕심껏 메뉴를 개발하고 더 좋은 재료와 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다 보니 자신했던 체력에 한계를 느꼈던 것이다. 지금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에서 새로운 메뉴 개발에 여념이 없다.

대학에서 법학 공부한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질문에 안 대표는 배운 게 어디 가느냐고 되물었다.

“모교에서 배운 법학 지식이 도움이 될 때가 많았어요. ‘한국 영화산업에서의 저작권 위탁관리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영화인을 위한 법률가이드>, <한국영화정책사> 등의 책에 공저자로 참여하는 등 서울대에서 쌓은 법률적 소양이 이후의 공부에도 큰 영향을 끼쳤죠. 대학 1학년 때 일어났던 6월혁명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옛 동기들과 차 한잔 같이하고 싶네요.” 한번에 20여명이 즐길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를 찾아오면 되며 주차는 어렵다. (02)3785-0997 <서울대총동창신문 제499호(2019.10.15)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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