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살 나이 늦지 않았다③] 60세때 뇌경색 극복하고 90살까지 건강한 삶

박상설 선생이 단풍 든 산등성이를 걷고 있다. <사진=박상설>

[아시아엔=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캠프나비 대표] 우리 모두가 바라는 ‘행복’,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글을 준비하는 동안 이 물음이 내 가슴을 쳤다. 아마도 나는 이 글을 나와 같은 처지에서 역경을 극복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과 여러모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나 보다. 늙어가며 그들에게 내가 벼랑 끝에 매달렸던 이야기로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싶다.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엄습하더라도 절대로 좌절하지 말자고···.

질병은 병원의 정성 어린 치료에 의해 치유를 받고, 병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구구절절 하소연하거나 불평을 하지 말고, 오직 자신의 병은 자신만이 안고 가야 할 숙명적 굴레임을 깨닫고 죽기 살기로 이겨내야 한다는 속삭임을 조심스레 드린다.

‘뇌경색’으로 사경을 넘어 살아 돌아온 아흔살 청년

나는 60세였던 32년 전에 ‘뇌경색’ 발병으로 갑자기 쓰러져 반신불구자가 되어 1년을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다. 이왕 죽을 바에는 늦기 전에 더 처참해지기 전에 지팡이에 의지해 걷다 나를 산에 버리기로 했다. 가족에게 기대면 같이 망할 게 뻔했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텐트를 걸머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후 나는 어떠한 유혹에도 더 이상 현혹되지 않았다. 차량운전은 가능했기에 호텔 등 숙박업소를 단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오토캠핑으로 텐트와 유스호스텔 이용만으로 2년 동안 길 위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그리하여 미국 전역, 캐나다, 알래스카, 인도, 네팔, 유럽 여러 나라, 일본 등을 고생은 죽도록 하였지만 거지와 진배없는 노숙자로 원 없이 걸으며 길 위에서 깨어났다. 누워 죽을 것인가, 걷다 살아날 것인가? 나를 산에 버렸더니 산이 나를 살려냈다.

맹인을 각오하며···고난의 인생 제2막

내 나이 78세 때인 2006년 12월말경 직장에 출근하려고 운전대를 잡는 순간 갑자기 시커먼 반점이 시야를 가렸다. 절망적인 ‘황반변성’ 눈병이 뇌경색증에 이어 덮친 것이다. 나의 직업은 ‘건설기계 기술사’ 전문직으로 한평생 건설업계에서 일했다. 뇌경색증으로 해외 투병생활을 2년간 한 것 말고는 81세까지 정년퇴직 없이 건설현장 특급감리사로 신나게 일을 해왔다.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직장생활을 3년간 이어오다 2009년 81세에 한평생의 직장을 떠나야 했다. 시야가 점점 어두워져 건설현장의 고층 층계를 누비며 기술감리를 수행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81세의 늙어빠진 몸으로 무엇을 하며 앞으로 살아갈 것인가? 답은 하나, 내가 나를 고용해 자유자재의 ‘프리랜서 벤처’ 일거리를 스스로 창출해내 전쟁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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