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우산’ 조오현···스님 떠난 두번째 추석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비오는 밤 주황색 우산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우산이나
하나 들고 나간다. 이 우산도 꿈
이고 저 우산도 꿈이다. 비오는
아침 한 세상이 비를 뿌리고 지
나간다

 

* 감상 노트

격외格外의 시조 3장. 마음 안에 처음 비롯된 상相이 그대로 시가 되었을까.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온전히 떠올린 것일까. 손에 잡힌 그 우산은 어쩌면 삼천년 전부터 내 손에 들리게 되어 있었는지 모른다. 우산인들 비 뿌리고 지나가는 한 세상인들 꿈이 아니랴.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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