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중거리핵미사일(INF) 해법, 멀기만 한데···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미국 국방장관이 아시아에 중거리 핵미사일(INF)을 배치하겠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소련이 동구에 SS-20을 배치한데 유럽은 큰 위협을 느꼈다. 유럽은 미국의 확장억제가 가능한 것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미국은 중거리 미사일 퍼싱-2를 배치했다. 영국의 대처와 독일의 슈미트가 동조했다.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의 한판 대결에서 레이건이 완승했다. 1986년 INF 협정이 체결되고 소련은 동유럽에서 SS-20을 철수했다. 1991년 소련이 망하고 공산권이 해체되었다.

소련의 INF는 없어졌으나 그 틈을 타서 중국이 전역 미사일을 대거 증강했다. 심지어 동풍東風 미사일이 미국 항모를 겨냥한다고 하여 “하룻 고양이 범 무서운지 모르는” 소리를 하고 있다. 동풍은 우리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으나, 중국이 한국의 허락을 얻어 배치한 것이 아니다.

미국은 1895년 영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이 되었다. 20세기 들어 미국은 패권에 도전하는 독일, 일본, 소련을 차례로 패배시켰다. 이제 중국 차례다. 중국을 흔히 G-2라 한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인 것은 맞다. 그러나 2017년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의 GDP는 18대8이다. 체급이 다르다. 헤비급과 라이트 헤비급이 아니라, 헤비급과 미들급의 차이다. 더구나 경제학에는 STOCK와 FLOW가 있다. 미국의 국력은 중국을 멀리 압도한다. 미국의 항모전단이 12개, 중국이 이제 겨우 하나를 배치한 것이 이를 증언한다.

INF를 동북아에 배치하는데 중국은 한국이 관여하면 안 된다고 협박을 하고 있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1994년 미국이 한국에서 전술핵을 철수했다. 미국이 불안해하던 이유는, 대단히 유감이나,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INF 배치를 위해서는 미국 영토인 괌이 있다. 굳이 한국이나 일본을 찾을 필요도 없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 문제를 제의받은 바도, 검토한 바도 없다고 한다.

트럼프는 종래의 방위비 분담 협정과는 전혀 다른 액수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 경제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일부 언론에서 알짜 토지를 차지하고 있는 미군 주둔비용을 우리가 요구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함대를 보강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한국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세계 전략적 의의와 가치를 가진다. 트럼프는 이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소미아GSOM1A를 먼저 요구한 것은 한국이다. 일본이 많이 투자한 SIGINT를 이용하자는 것이었는데, 미국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의 한일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미국의 적극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 미국에 GSOMIA 파기를 레버리지로 쓰자는 논의가 방송에서 오간다. 참으로 문제의 본말, 목적과 수단이 뒤집힌 소리다.

지금 문제는 한국과 일본, 한국과 미국에 있어 국익의 본질적 차이뿐 아니라 문재인과 아베의 갈등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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