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미시령 편지’ 이상국 “백담사 큰스님이 그러는데”

백담사 큰스님 조오현 스님이 눈길을 걷다

백담사 큰스님이 그러는데
설악산 꼭대기에서도 샘이 나는 건
지구가 자꾸 도니까
가장 높은 데가
가장 낮기 때문이란다

나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 감상노트

그러니까 나는 합리적이지도 못한 채 어쭙잖은 사리분별의 습(習)에 눈먼 어른아이. 전도몽상(顚倒夢想). 나는 무엇에 속고 무엇에 홀려 어긋나 있는 걸까. 지구가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으니 지구가 도는 줄도 모르고 살았네. 백담사 큰스님은 얼마나 어지러우셨을까. 능청스런 이 화법에 둘러빠질 사람 여럿이겠네.(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