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거울 앞에서’ 최현숙 “가리기 위해 내리고, 올리고 만듭니다”

거울은 이따금 외양만 아니라 내면도 들여다 볼 기회를 준다.

아빠는

대머리를 가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내립니다.

 

엄마는

흰머리 가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올립니다.

 

여드름 난 이마 가리려고

깻잎머리 만듭니다.

 

#감상노트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이가 쓸모 따라 머리 만지는 것을

잘 그린 동시라고 <시와 동화>(2018 겨울호)가 발표했다. 좋은 내용이다. 대상은 청소년인 듯하다. 여드름 난 이마가 어린아이 것도 있을까 싶어 그리 나눠본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내리고 올리고 늘려 늘어뜨리는 것이 그리 다른 쓸모가 있을 줄이야. 아주 다른 줄 알았더니 조금 다른 것이로구나. 쓸모만 다를 뿐 머리는 같구나. 루미의 꽃과 그대가 떠오르는구나. 그대가 있는데 꽃이 무슨 쓸모? 그대가 없는데 꽃이 무슨 쓸모? (법현스님·열린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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