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대사가 김근태 화백 ‘빛속으로’ 전시회에 유화작품 찬조하는 까닭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김근태 화백의 작품에 주목하게 된 것은 장애인권리협약 의장 활동 이외에도 미술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도 작용한 것 같다. 나는 중·고교 시절 미술반으로 활동하였고, 싱가포르와 유엔대사로 활동한 6년간은 매년 유화 1점을 그려서 연하장으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2017년 초 외교부를 퇴직한 후 장애관련 단체들을 포함한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장애관련 작품활동을 계속하는 김 화백과의 인연도 이어졌다. 제네바 전시, 평창패럴림픽 참석 등 여러 활동을 함께 하다가, 이번 김근태 화백 전시회에는 그간 연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년 그렸던 유화들을 찬조로 전시하는 만용을 부려보기로 했다. 간헐적으로 만든 아마추어 작품들이 관람할 만한 대상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장애인 인권과 미술이라는 두 분야에 대한 열정을 나와 함께 공유하는 화가 김근태를 성원하기 위한 일념에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전 유엔대사)가 12일 개막한 김근태 화백의 ‘빛 속으로(Into The Light)’ 전시회에 보탠 글이다.
세계인권선의 날 70주년을 맞이해서 인사동길 35-4 인사동마루 본관 3층 C&J광주·전남갤러리에서 열리는 김근태 화백 전시회는 세계인권선언 선포 70주년을 기념해 18일까지 열린다.
김근태 화백은 한쪽 청력과 한쪽 시각을 잃은 장애를 극복하고 27년간 지적장애인의 아픔을 화폭에 담아왔다. 김근태 화백은 1980년 광주항쟁 당시 조선대 미대 학생으로 시민군으로 참여해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화백은 2015년 세계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뉴욕 유엔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과 브라질 리우패럴림픽, 파리 유네스코 전시, 평창패럴림픽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작품을 선보였다.
김 화백이 유엔본부에서 선보인 ‘들꽃처럼 별들처럼’(Like Wildflowers, Like Stars)은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 붙여 길이가 100m에 이르는 대형작품으로 지적장애 어린이들이 자연과 하나 되는 모습을 그려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근태 화백을 응원하는 오준 경희대 교수(전 UN대사), 윤인성, 김한별, 임석진 작가가 함께 한다.
이번 ‘빛 속으로’(Into The Light) 전시회에는 전라남도 홍보대사이기도 한 김 화백이 78점, 오준 이사장 등이 17점을 내놓았다. ‘빛 속으로’를 주제로 그려진 김 화백 작품들은 지난 4월 파리 전시회 당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소통과 포용의 메시지’를 나타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